"유럽경제, 미국 추월 어려워"..'리스본 아젠다' 실현 가능성 낮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는 2010년까지 미국 경제를 추월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리스본 아젠다'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EU는 지난 2000년 3월 포르투갈 리스본 정상회담에서 201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역동적인 지식기반 경제를 구축,미국 경제를 앞지르겠다는 '리스본 아젠다'에 합의한 바 있다.
리스본 아젠다를 설정한 이후 유럽 각국은 나름대로 정치·경제 개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독일은 사회보장 혜택을 대폭 축소해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나섰고,프랑스는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당 35시간 근로시간 제도를 40시간으로 연장했다.
이탈리아는 파산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규제완화에 주력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유럽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71%에 불과하다.
지난해 유로존 GDP 성장률은 1.8%로 미국(4.3%)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그쳤으며,양 대륙간 경제성장 속도 격차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향후 경제성장을 견인할 연구개발(R&D) 및 인재양성 투자에서도 유럽은 미국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
연간 1천3백20억달러를 R&D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유럽 기업들의 투자 실적은 미국의 4분의1 수준에도 못미친다.
전체 인구 중 대학 졸업자 비중에서도 유럽은 19%로 미국(32%)보다 뒤진다.
세계적인 대기업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양 대륙간 격차를 벌어지게 하는 원인이다.
작년 말 현재 전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20위에는 미국 기업들이 15개나 올랐지만 유럽 기업은 고작 4개만 포함됐다.
FT는 "최근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 현상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빨리 진행되고 있어 잠재성장률을 깎아내리고 있다"며 "유럽이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