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5년내 40000 넘는다"..미국경제예측 전문가 해리 S 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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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6년간 미국 증시가 최고의 호황을 기록할 것이라는 내용의 예측서 '버블 붐(The Next Great Bubble Boom)'을 펴낸 해리 S 덴트는 1980년대 후반 '미친 놈'이란 소리를 들었다.
그는 당시 3,000을 밑돌던 다우지수가 2000년 초 10,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그의 전망을 수긍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맞아들어갔다.
덴트는 10년이 지난 1998년 '부의 패턴(The Roaring 2000s)'이란 책에서 2009년이나 2010년 초에 다우지수가 35,000∼40,000에 달할 것이라며 또 '엉뚱한' 전망을 했다.
최근 '버블 붐'이란 신간을 통해 이런 주장을 다시 펴고 있는 그를 마이애미에 있는 사무실로 찾아갔다.
-경제학자나 월가 전문가들과 달리 2010년까지 대호황을 예측하는 특별한 이유는.
"그 사람들은 통화량이나 무역적자 같은 경제 지표를 기본으로 삼지만 나는 다르다.
가장 중시하는 것은 80년 주기로 반복되는 대대적인 신기술 혁신과 2차대전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막강한 소비다.
두 요인이 경제는 물론 증시의 대세를 결정짓는다.
획기적 기술 혁신으로 전 가구의 90%가 그 영향권에 들어갈 때 주식시장이 피크를 이룬다.
지금의 기술혁신은 무선 인터넷이다.
무선 인터넷이 미국 전 가구의 90%에 들어가는 2009년이나 2010년까지 증시는 최고의 거품을 이룰 것이다.
자동차 혁명이 일어났던 1925∼29년 증시 호황을 생각하면 된다.
그 때보다 호황의 기간이 길고 힘도 강할 것이다.
지금이 2차 대전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력이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나이로 치면 46∼50세의 소비가 가장 활발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지금 그 나이다."
-1990년대 거품이 꺼진 후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더라도 또 하나의 버블 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80년 기술 혁신 주기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주기는 뒤집어 놓은 S자를 생각하면 된다.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돼 시장에 50% 정도까지 파급되면 조정기를 맞게 된다.
기존 업체들의 투자확대와 신생 업체의 진입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조정기를 맞는다.
그 조정기까지를 1차 성장 붐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가 그랬다.
많은 사람들은 성장 붐이 꺼진 후 추가적인 대세 상승을 보지 못하지만 나는 기술 파급효과가 조정기를 거친 후 다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90%까지 침투될 때 생기는 2차 버블을 확신하고 있다.
그때가 지금이고 2009년이나 2010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수로 치면 얼마나 되나.
"다우는 2차 버블 붐이 끝나는 2009∼2010년에 35,000이나 40,000까지 갈 것이다.
나스닥은 13,000 정도로 예상하지만 20,000까지 오를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일본의 10년 불황보다 더 길고 골이 깊은 불황이 온다."
-아시아도 미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게 되나.
"인구 분포를 비교해보면 미국보다 10년 정도 호황이 더 이어질 것 같다.
한국이나 중국은 미국보다 베이비 붐이 10년 정도 더 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소비 증가가 강력할 것이다.
한국은 인터넷 붐이 어느 나라보다 강하다.
신기술 혁신이 빠르고 왕성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인구가 2020년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 전망은 아주 긍정적이다."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어떻게 예상하나.
"한국 증시는 정치적 요인 등에 영향을 받는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면도 있다.
게다가 경제가 급성장하는 경우 후퇴하기도 쉽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점의 종합주가지수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우가 2010년 전후에 지금의 4배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볼 때 한국은 그보다 좋을 것이다.
그런 전망대로라면 종합주가지수는 그 즈음에 4,000∼5,0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이의 구체적인 변화까지 전망하기는 힘들다."
-급성장하는 중국에 투자확대를 권유하지는 않는가.
"중국 주식시장은 아주 까다롭다.
정치적인 불안정 요인이 크다.
경제는 9% 이상 성장하지만 주가는 그렇지 못하지 않은가."
-일본 증시에 대한 전망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2020년까지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한국보다는 상승세가 훨씬 약할 것이다.
2010년께 미국 시장이 폭락하면서 대체 투자 시장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나는 일본보다는 한국을 보라고 조언한다."
< 그는 누구인가? >
해리 S 덴트는 경제 예측 전문가다.
2000년대의 증시 초호황을 예측한 '부의 패턴' 등 미국 증시를 전망한 몇 권의 책과 '우리의 예측 능력'같은 저서를 내면서 유명해졌다.
증시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자신의 전망은 혁신적인 기업가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회계와 금융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으며 경영전략 컨설턴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주요 저서 : '부의 패턴''직업 혁명''미래 대호황''미래의 위대한 직업들'
마이애미=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