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몸집 불리기' 본격화..2006년 법률시장개방대비 M&A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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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 로펌(법무법인)들의 '몸집 불리기' 막이 올랐다.
법무법인 바른법률과 김·장·리 법률사무소는 법률시장 개방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두 법인이 합병,법무법인 '바른'으로 새출발한다고 3일 밝혔다.
두 로펌은 4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합병 조인식을 갖고 사무소 통합 등에 따른 조직 체계를 정비할 예정이다. 합병 법인의 영어 명칭은 'Kim,Chang&Lee'를 쓰며 김동건 전 서울고등법원장(58)이 대표 변호사를 맡는다. 소속 변호사는 바른법률이 31명,김·장·리가 30명으로 합병법인의 변호사 수는 김&장 광장 태평양 세종 화우 율촌에 이어 7위에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 관계자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합병하게 됐다"며 "변호사 수를 1백명 수준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바른법률은 송무 분야에,김·장·리는 합작투자 기업 인수합병(M&A) 등 거래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법조계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다른 중소형 로펌들도 M&A를 모색하는 등 이합집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송과 자문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 로펌들은 최근 변호사 수 증가로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데다 외국 로펌들이 국내에 본격 진출할 경우 생존 자체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 로펌간 합병은 지난해 7월 법무법인 우일과 아이비씨의 합병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엔 로펌 순위 10위권 내의 모 로펌이 비슷한 규모의 로펌과 합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아예 외국 로펌과의 제휴를 모색하는 중소 로펌도 있다. 세계적 로펌인 베이커&맥켄지,클리포드 찬스,링클레이터스,시들리&오스틴,화이트&케이스,스캐든 압스 등 영국과 미국 주요 로펌들은 국내 시장조사를 끝내고 제휴선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소 로펌의 변호사는 "향후 1∼2년 간 변호사 수 20명 안팎의 중소형 로펌들은 짝짓기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한두 차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대형 로펌들은 내실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장,광장(광장+한미),세종(세종+열린),화우(화백+우방) 등은 박사 출신이나 미국 회계사 자격증을 갖춘 변호사를 새로 영입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는 "대형 로펌들의 경우 규모면에서 외국 로펌에 비해 뒤지지 않는 만큼 당분간 추가 합병이나 외국 로펌과의 전략적 제휴는 없을 것"이라며 "다양한 경력을 가진 변호사를 확보하는 등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에 따른 국내 법률시장 개방의 협상 시한은 올 12월로,오는 5월까지는 우리측 최종안을 결정해야 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