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진로 입찰을 앞두고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채권단이 해외 유력 일간지를 통해 진로의 기업가치를 시장 예상보다 1조원 이상 높게 흘리고 있어 '진로 매각가격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로 주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기업가치를 시장 예상가격인 25억달러(2조5천억원)보다 훨씬 높은 36억달러(3조6천억원)로 추정했다고 1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기업가치를 이처럼 높게 매긴 근거는 현금창출 능력과 세제혜택 등 크게 두 가지. 제이슨 메이나드 골드만삭스 이사는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진로의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법인세 면제 혜택(tax credits)도 인수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전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은 골드만삭스 측의 주장을 '의도적인 진로가격 부풀리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수후보 기업 관계자는 "법인세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진로 인수 후 합병하거나 1백% 출자시에만 가능하다"며 "이를 일반적인 장점처럼 말해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진로 채무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계열사 대출보증금과 장진호 전 회장에 대한 대여금 등에 대해 손비 처리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채권단의 진로 몸값 높이기 언론 플레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의 국제 금융전문지 IFR는 지난해 말 채권단 자문기관의 말을 빌려 진로를 아시아지역의 최우수 채무조정기업으로 선정하면서 1조5천억원으로 거론되던 진로 가치를 3조원대로 끌어올렸다. FT도 진로를 'M&A 시장의 황금거위'로 부추긴 바 있다. 진로 정리채권은 총 2조6천억원으로 이중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금융회사 보유 채권이 70%를 웃돈다. 국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시에서 나돌고 있는 진로 인수 예상가는 1조5천억∼2조5천억원대 수준"이라며 "골드만삭스의 추정치는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