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생 가운데 상위 우수 학생 1% 정도는 별도의 교육기관에서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평준화 정책에 묶여 엘리트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으면 과학기술 인재를 해외에서 데려와야 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학 총장(사진)은 대학 교육의 문제를 이 같이 진단한 후 "특수 소규모의 전문화된 엘리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해법을 내 놓았다. 그는 "서울대처럼 큰 대학은 다양한 영역의 교육과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적어도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소수 학생을 선발,특정 분야만 가르치는 '특성화 대학'을 육성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허 총장은 인도의 사례를 들어 가며 특성화 대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손꼽히는 인도는 7년 전 우리나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흡사한 인도정보기술대(IIT)가 있었는데도 소프트웨어 분야만 집중 교육하는 대학인 국제정보기술대(IIIT)를 별도로 설립했다. 인도의 IT가 세계 수준으로 올라 설 수 있는 데는 IIIT에서 배출한 전문인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허 총장의 설명이다. 허 총장은 교육 콘텐츠 개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높은 수준의 대학들이 같은 지역에 집중돼 있어야만 교육 허브(hub)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사이버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만 좋으면 학교의 밀집도나 크기 등과 상관 없이 교육 콘텐츠를 해외대학 기업 관공서 등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