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설날을 목전에 두고 SK㈜ 구매팀으로 급한 전화가 왔다.


전화한 사람은 SK㈜ 대덕 기술원에 연구용 기자재를 공급하는 중소 협력업체인 A사 사장.


A사 사장은 "설날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빡빡해 직원들 급여도 못줄 형편"이라며 사정을 호소했다.


SK㈜ 구매팀은 A사가 성실한 협력업체로서 장기간 거래를 해온 점을 감안해 긴급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SK㈜는 A사에게 직원들 설 급여 지급이 가능하도록 6천만원을 납품대금에 대한 세금계산서가 오기도 전에 미리 지급했다.


A사 뿐 아니다.


지난 연말연시에도 SK㈜는 생산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울산지역 협력업체들의 자금운영을 원활히 하고자 총 1백50억원 규모의 구매자금을 앞당겨 지급했다.


이에 따라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자금압박을 받게 되는 중소 협력업체들은 자금난을 덜었다.


최태원 SK㈜ 회장의 '행복경영론'이 '상생경영'으로 현장에서 구체적 결실을 맺고 있다.


최 회장은 SK의 향후 50년 청사진인 '뉴SK'를 제시하면서 경영이념을 기존의 '이익극대화'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극대화'로 바꾼 바 있다.


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A사와 같은 중소협력업체가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중소기업은행과 손잡고 추진 중인 'SK㈜ 네트워크 론' 역시 SK의 상생경영 의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


'SK㈜ 네트워크 론'은 거래관계가 있는 중소협력업체 중 전년도 거래실적을 기준으로 SK㈜가 우수중소기업으로 추천하면 기업은행이 시중금리보다 저리의 자금을 신속히 빌려주는 제도.


SK㈜는 올해부터 관련 상품을 내놓기로 하고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서린동 SK㈜ 사옥에서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SK㈜는 중소협력업체에 그간 쌓아온 청정생산기술도 이전해주고 있다.


SK㈜는 국내 대기업이 축적한 환경경영체계와 환경친화적 경영노하우를 협력업체의 환경경영에 확산시키기 위해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친환경 공급망관리 체계(SCEM) 구축사업'의 청정생산이전확산사업' 석유화학업종 주관 사업자로 지난 2003년 9월 초 선정됐다.


이에 따라 SK㈜에 제품을 납품·공급하는 한농화성 등 10개 협력업체와 통합환경경영체계(ISO14000)구축협약을 체결하고,청정생산기술을 2003년 9월 말부터 이전해주고 있다.


SK㈜는 이와 함께 협력업체 가족들을 초청,끈끈한 정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울산 생산공장은 지난 1월18일부터 28일까지 총 6회에 걸쳐 65개 협력사의 임직원 및 가족 5백38명이 참가하는 협력사 임직원·가족 초청행사를 마련했다.


SK㈜측은 이 같은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이 "중소 협력업체에도 혜택이 될 뿐만 아니라 SK㈜ 입장에서도 원부자재·기자재 및 용역납품 등에 있어 품질향상 및 공급의 안정성을 기할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SK㈜와 협력업체 모두 이익이 되는 '윈윈'관계 구축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