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에도 중국은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지금은 중국이 좋은 수출시장이지만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국내 시장은 곧바로 중국 철강업계의 놀이터(수출시장)로 전락합니다"


강창오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2005년 최고경영자 신춘포럼'에서 '2005년 철강산업 전망과 미래경쟁력 확보'라는 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이 철강생산을 본격화함에 따라 전세계 철광석과 석탄 값이 폭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의 요약.


◆중국의 약진=세계 철강산업은 유럽이 19세기 말까지 1백년간,그 다음 미국이 1960년까지 60년간,일본이 1990년대 말까지 40년간 이끌어왔다.


21세기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은 2004년 기준으로 세계 철강생산의 3분의 1(10억t 중 2억9천만t)을 생산했다.


중국 철강산업은 지난 1978년 개방개혁정책으로 상하이 바오산제철소를 지은 데서 시작됐다.


조강량은 86년 5백만t에서 2004년 2억9천만t으로 급증했다.


현재 중국은 연산 5백만t 규모의 제철소를 15개 가지고 있으며 8천만t의 생산설비를 추가 건설 중이다.


중국은 철강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에 산재된 2천여개 철강회사를 대규모 임해 일관제철소로 통합하고 있다.


중국은 봉형강류 생산은 남아돌고 열연,냉연 등 판재류 생산은 부족해 지금은 좋은 시장이 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한국 철강의 위기=세계 철강생산량은 74년 7억t을 돌파한 뒤 26년 만에 8억t에 도달할 정도로 정체됐다.


이에 따라 미국,유럽,일본 등 철강 선진국은 노후,과잉설비로 어려움을 겪자 통합해 대형화하고 있다.


최근엔 국가간,대륙간 합병도 이뤄지고 있다.


대형화되면 시장지배력이 커지고 원료구매 협상력이 강화된다.


또 관리비도 줄고 기술연구비 효율화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있다.


이는 포스코에는 큰 위협이다.


포스코는 단일 회사 기준으로는 1998∼1999년,2001년 세계 최대였으나 지난해엔 통합사인 아셀로(룩셈부르크),신일철(일본),LNM(네덜란드),JFE(일본) 등에 이어 5위로 밀렸다.


철강산업은 2000년 이후 브라질,인도,러시아,중국 등 브릭스(BRICs)의 성장으로 지난해 생산량이 10억t을 돌파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브릭스는 철광석은 세계 매장량의 70%,석탄은 50%를 가지고 있다.


포스코는 이들로부터 원료를 수입하는데 이들의 생산 본격화로 석탄,철광석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제조원가 중 석탄,철광석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50.4%였으나 올해는 59%로 예상된다.


◆기술개발,해외진출밖에 없어=한국은 세계 1위 철강국인 중국(원가경쟁력 우위)과 2위 철강국인 일본(품질경쟁력 우위)에 끼여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3천만t을 생산해 7백30만t을 수출했는데 그 중 40%를 중국,20%를 일본에 수출했다.


경쟁력을 가질 때만 이런 구조가 유지된다.


경쟁력을 잃으면 바로 이들 국가의 수출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 두 가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선 덩치를 키우고 있다.


2010년까지 5천만t 생산체제를 만들겠다.


2008년까지 포항 1천5백만t,광양 1천9백만t 등 3천4백만t을 생산하겠다.


또 2010년까지 원료를 가진 인도,시장을 가진 중국에 진출해 해외 생산기지 1천5백만t을 구축하겠다.


이와 함께 2007년까지 스테인리스 3백만t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


둘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포스코의 경쟁력은 범용강을 대량생산하는 것에 있다.


고급강을 제조하는 기술,설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오는 2008년까지 5개년 기술개발계획을 세워 투자하고 있다.


포항,광양제철소를 고급강 생산설비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2조1천억원,올해 4조원을 투입하는 등 2008년까지 11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고급 자동차 강판,전기강판 등 8대 전략제품의 매출을 2002년 10%에서 2008년에는 31%로 높일 계획이다.


또 용광로나 고로가 필요 없는 최첨단 설비인 파이넥스 프로세스 공정과 쇳물에서 슬래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열연코일을 만들 수 있는 '스트립캐스팅' 등 2대 혁신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