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소유자뿐 아니라 세입자도 일조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지금까지 대법원은 일조권 침해와 관련,'건물 소유자가 실제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 손해배상 청구권을 갖는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될지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1부(김대휘 부장판사)는 25일 성남시 분당구 다세대주택 2층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유모씨(37)가 맞은 편에 신축된 상가건물 소유주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피고들은 유씨에게 1백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일조권은 '소유권'의 일종이기 때문에 세입자는 일조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며 유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조권이 이미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주택을 임차한 경우가 아닌 이상 세입자도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일조권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유씨는 상가건물 신축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입주했으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