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한 마디에서 비롯된 '환율 부메랑'에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눈앞에 두고 '분루'를 삼킨 유가증권시장이 1,000선 재도전에 나섰다. 이틀간 조정을 거친 유가증권시장이 24일 오후장들어 외국인 매수세 단절이라는핸디캡을 안고서도 기술적 반등수준을 넘는 강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 "1,000P 상승 에너지는 충분하다" 5포인트대 반등세로 출발, 970선을 회복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오후 2시를넘어서면서 상승폭이 2%선에 육박, 980선을 가볍게 뚫으며 일별 지수상승률로는 한창 랠리가 전개되던 지난달 17일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것도 개인은 물론, 외국인이 이 시간 현재 335억원선의 순매도를 보이며 연이틀 '팔자'공세에 가담하고 있는 가운데 708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우위와 910억원의기관매수세만으로 이뤄진 성과다. 시장쇼크의 주역이었던 원/달러 환율 역시 지난 이틀간의 급락세에 비하면 확연한 진정세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1천3원대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의외의 충격속에 향후 시장전망과 투자전략을 고민해야 했던 투자전략가들은 시장의 강한 상승에너지에 주목하며 다시 1,000선 공략이 시작됐음을 지적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자금유입 등 종합주가지수를 1,000선으로밀어올릴 시장의 에너지는 충분한 상태이며 1,000선 돌파가 아니라 안착가능성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환율 복병때문에 잠시 멈칫했지만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와 함께 호조를 보이고 있는 내수,수출지표 등에 근거한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그는 "1,000선이 매물이 밀집한 지수대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달 말∼3월초중 다시 한 번 도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책임연구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며 철강, 항공업종이 강하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환율 충격에서 벗어나주가가 정상궤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시장 일각에서는 내주에 발표될 1월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상당히긍정적 추세를 나타내 경기 반전의 징후가 확인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아 시장반등에 또하나의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 ◆ 외국인 매수세. 심리적 부담감이 최종 장애물 그러나 이틀간 위축됐던 시장이 강한 에너지 분출만으로 곧 1,000선을 돌파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남아있다는 지적이 여전히 만만찮다. 기관의 매수반전으로 반등을 이끌어 냈지만 전날에 이어 아직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 그리고 증시 역사상 항상 '불마켓(활황장)'의 상징이자 동시에 '꼭지임박'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는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의 심리적저항선 등이 극복해야 할 마지막 장애물로 꼽힌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달러의 추가약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시장을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데다 유동성이 계속 좋은 상황이어서시장이 반등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손쉽게 1,000선을 넘길 가능성은 대해서는유보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1,000포인트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만만치 않고 외국인 매수세가 따라주지 않는 가운데 1,000선을 넘어 안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1,000선 도전이 단기간내 이뤄질 것으로 본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그간 시장이숨가쁘게 상승해오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펀더멘털상 반전'을 확인하지 못한 점"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시기에 1,000선을 넘지 못할 경우 재반등을 위해서는 그간의기대감이나 유동성외에 반등을 위한 또다른 '물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강영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