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버린자산운용이 지난 18일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와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지분을 1조원 가량 매입했습니다. 이를 놓고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 기업의 적대적 M&A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소버린이 얼마만큼의 LG관련주를 매입했습니까? ((기자))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지분변동보고서에서 소버린은 LG전자 지분 5.7%와 ㈜LG 5.46%을 각각 확보했고, 18일, 21일, 22일 3일 동안 추가로 LG전자 133만8220주, (주)LG 193만2730주씩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소버린은 ㈜LG에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51.5%)에 이어 2대주주로, 또 LG전자에서는 ㈜LG(36.10%) 와 피델리티 펀드(6.08%)에 이어 3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18일과 21일,22일은 주식의 결제일을 표현한 것으로 이 주식들은 각각 지난 16∼18일 3일 동안 장내에서 모두 사들인 지분으로 확인돼, 실제 소버린이 확보한 LG전자와 ㈜LG의 지분은 각각 6.7%와 6.6%에 이르게 됩니다. 소버린 측은 이 배경에 대해 "LG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 성과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소버린은 SK의 지분을 대량 매입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촉발했던 장본인인만큼 LG그룹에서 긴장할 것 같은데요. 당사자인 LG측과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LG는 이번 소버린의 지분 매집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먼저 LG관계자의 전화인터뷰를 들어 보시죠. "(주)LG를 매입한 것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 기업지배구조나 경영투명성 개선해서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LG전자는 최근 전자, 디지털 가전, 정보통신 분야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고 세계 3대 회사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런 두가지 측면에서 투자 이익 극대화 차원에서 매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여유있는 시각은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았던 SK의 경우와는 달리 LG의 경우에는 사실 상 적대적인 M&A가 불가능한 지분 구조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LG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1.5%에 달하고 , LG전자는 ㈜LG가 36.1%를 보유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증권업계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에서 설명드린 LG의 시각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도 일단 소버린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SK 지분 취득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들이 우세합니다. 증권가에서는 ㈜LG의 경우에는 소버린이 우량 계열사로부터 유입되는 배당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LG전자의 경우에는 휴대전화와 디지털 가전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버린이 꾸준한 주가 상승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켜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춘 LG를 부각시켜 SK를 압박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도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소버린이 그냥 단순히 투자차익만을 노릴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기자)) 소버린은 "LG의 경영진 변경을 시도하거나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관 조항을 변경하려는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경우 이사회에 권고하거나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간접적인 방법으로 경영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여 LG의 경영에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로 인해 업계 일부에서는 소버린이 LG에 대해 고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SK의 사례에 비춰볼 때 상황에 따라서는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소버린이 오늘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면서요? 이에 대한 배경도 궁금한 사항인데요. ((기자)) 네, 오늘 서울 힐튼호텔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에는 소버린의 제임스 피터 대표(CEO),데이빗 매플백 최고운영책 임자(COO),마크 스톨슨 수석부사장 등 3명이 직접 나서 LG와 LG전자에 대한 투자배경을 설명할 계획입니다. 기관투자가들이 한 회사의 주식을 한꺼번에 매입했어도 이를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사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M&A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도 소버린이 이러한 홍보전을 펼치려는 의도에 대해 궁금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소버린의 의도가 더욱 궁금해지는 것은 "이번 주식매집이 단순한 투자인지 지배권 관련인지 기준이 불분명해 신고 서류에 지배권 관련 항목으로 선택했다"는 등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오늘 기자회견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앵커)) 향후 LG와 LG전자의 주가가 소버린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지 그것도 관심거리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 지난 18일 소버린의 지분확보 소식이 전해진 뒤 장외 전자거래시장(ECN)에서는 ㈜LG와 LG전자가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습니다. 증권전문가들도 SK와 같은 정도의 주가 상승 폭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투자자들에게 'SK 사례'를 떠올리게 하면서 투자심리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LG와 LG전자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지나친 추격 매수는 자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LG전자는 현재 7만5000원으로 올들어 17.0% 상승했고, ㈜LG는 2만5200원으로 무려 49.1%나 오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