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읽기는 잘하는 데 쓰기를 못해서 걱정이에요."(송파구 문정동 K씨)


"셈이 너무 느린데 초등학교 가서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노원구 상계동 L씨)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아이들의 부모들이 교육사이트 인터넷 게시판에 흔히 올리는 고민 섞인 글 들이다.


유치원에서 재미있는 놀이만 했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들의 학업성취도에 불만인 부모들은 학습지나 보충교재들을 구입해 아이들에게 직접 부족한 공부를 가르치거나 학원에 보낸다.


그런데도 아이들의 학업성취가 부모의 성에 차지 않을 때는 아예 학교 보내는 것을 늦추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1월이나 2월에 태어나 7살(만 5세)에 입학이 가능한 아이들의 취학 시기를 1년 미루는 부모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7살에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지난 96년 1천8백85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지난해 9백25명까지 줄었다.


물론 초등학교 공부를 어느 정도 해놓고 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자칫 학업성취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학업성취보다 중요한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놓칠 수 있다.


아이들의 두뇌는 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와 같아서 일단 학교 환경에 적응만 하면 어떤 것이든 금세 배운다.


또 1학년 1학기까지는 학과공부보다는 생활지도가 우선이기 때문에 학업 부담도 별로 없다.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한 연후에 부족한 공부를 다른 방법으로 채워줘도 늦지 않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입학 직전의 아이들에게 '사회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단 질서,예의범절 교육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


학교에서 버릇없는 행동을 하면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해 일탈행동을 보이거나 학교를 싫어하게 되기 쉽다.


취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선생님께 존대말을 하는 법 △처음 만난 친구들과 대화하는 법 △선생님께 인사하는 법 △공공 화장실 사용법 등을 반드시 주지시켜야 한다.


가정에서 학교에 와 있다고 가정하고 아이들과 모의 훈련을 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안전교육도 중요하다.


집까지 버스가 오는 유치원과 다르게 학교는 아이들이 직접 찾아가야 한다.


방과 후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도 잦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 주변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자기의 물건을 관리하는 요령도 지도해줘야 한다.


색연필 지우개 연필 가방 등 아이들의 소지품에 이름을 써주고 수업 후 소지품들을 잘 챙겨오라고 일러줘야 한다.


아이들은 쉽게 물건을 잃어버리고 학용품이 없으면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채 넋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세심하게 돌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책가방을 부모가 싸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의타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용품을 잃어 버렸을 때도 바로바로 새 것을 사 주지 말아야 한다.


"물건을 잊어버리면 어때 새로 사줄 텐데"라는 생각을 아이들이 갖게 되면 소지품 간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학용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내다 버리고 오는 경우까지 생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나치게 많은 용돈은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은 돈을 '과자'와 같이 알아서 친구에게 주기도 하고 뺏기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고 다툴 수도 있다.


학교생활보다 과자나 장난감을 사는 일에만 정신이 팔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 같은 교육을 시켰음에도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면 학교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 등을 활용해볼 만 하다.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시공주니어),'애기 햄스터 애햄이'(효리원),'그건 옳지 않아!'(비룡소),'으뜸 헤엄이'(마루벌) 등은 단체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별 대응책을 알려주고 있다.


학부모를 위한 안내서로는 '첫아이 학교 보내기'(보리)가 대표적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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