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대부분이 정확한 의약품 복용을 위해 설명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약사의 82%는 말로만 복약(服藥) 지도를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신이 복용중인 의약품을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는 소비자는 15.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사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녹색소비자연대에 의뢰해 실시한 '소비자에 대한 효과적인 의약품 안전성 정보 전달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는지난해 9월 한달동안 전국 10개 시ㆍ도에서 약국을 찾은 남녀 8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중 약의 복용 방법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환자용 설명서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93.8%(766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실제 약사가 설명서를 사용해 복약 지도를 한 경우는 16.4%(134명)에 불과했으며 설명서 없이 말로 지도한 경우가 76.6%(625명), 아예 복약지도를 받지 못한경우도 5.4%(46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복용중인 의약품을 종류별로 구분하는 것을 아예 하지 못한다고 답한응답자만 26.8%를 차지했으며 일부만 구분 가능한 경우가 56.5%로 대부분이었다. 완전히 구분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5.7%에 그쳤다. 의약품 선택시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도 34.4%가 '주변 비전문인의 권유'를 꼽은 반면 '약사의 추천'은 20.2%, '의사의 추천'은 18.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TV, 신문 등 언론매체(18.6%), 인터넷 검색(2.4%)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의약품 복용자 5명중 1명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자가 진단에 의해 의약품을 선택,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소비자는 보건의료 부분에서 알권리를 보장받지 못해 매우비대칭적인 '무지의 상태'에 있다"며 "정부, 제약사 및 의ㆍ약사들이 공동으로 의약품 안정성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기자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