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0일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중단 선언과 때를 맞춰 대미(對美) 비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평양방송은 이날 "미국이 민족의 한결같은 지향인 화해와 협력, 통일을 악랄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러한 처사는 민족의 통일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자 내정간섭 망동"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개성공단에 대한 전략물자 관련법규 적용을 꼽으면서 "미국의 기도는 군사적 전용 가능성을 문제삼아 개성공업지구 건설 사업을 파탄시키고 북남 협력사업을 가로막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핵문제 진척에 맞춰 북남관계 진전 속도를 조절하라고 남조선(남한)당국을 강박했다"며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평화가 아니라 전쟁을, 통일이 아니라 분열을, 화해가 아니라 대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미제가 대조선(對北) 고립ㆍ압살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대규모 북침전쟁 연습을 벌이고 조선반도의 정세를 극단으로 몰아갔다"면서 "지금껏 북남 경제협력 사업과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운동이 진통을 겪으며 더디게 진척된 것은 바로 미국의 방해책동 때문"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방송은 이어 "남조선 당국은 올해 6ㆍ15 통일시대에 맞게 모든 문제를 민족자주ㆍ민족이익의 입장에서 옳게 처리하며 미국의 부당한 간섭행위를 단호히 배격해야할 것"이라며 "미국의 압력과 방해책동으로 인해 모처럼 마련됐던 북남 합의들이 빈 종잇장으로 되곤 했던 지난날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동신문도 논평을 통해 주한미군이 남한의 유적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있다면서 "남조선이 외세의 강점하에 자주권을 짓밟히는 치욕과 민족의 귀중한 역사ㆍ문화 유적지마저 침략군에게 파괴되고 있는 비극적인 현실을 절대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제 침략자들이나 일제나 똑같이 역사도 문화도 모르는 파렴치한 침략자이며 역사의 파괴자"라며 "온갖 불행과 재앙의 화근"인 주한미군의 철수를 촉구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관계 정상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협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까지 강도 높은 경고성 메시지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연구위원은 또 "북한은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려는 남한과 일본 정부에도 동시에 경고를 보내 일방적인 대북 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