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역을 발로 뛰는 '풋 마케팅(Foot Marketing)'이 인도시장 진출 7년만에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 비결입니다.


새로 임원이 된 여러분도 맡은 영역을 구석구석 헤집고 다닐 수 있는 철저한 승부근성으로 무장해야 합니다."(김광로 LG전자 사장)


이달초 경기도 이천의 LG인화원에 모인 LG그룹의 신규 임원 승진자들 앞에는 외부 유명 강사가 아니라 LG전자 서남아지역 대표 겸 인도법인장인 김광로 사장이 교관으로 등장했다.


인도에서 'LG 성장의 산 증인'으로 꼽히는 김 사장은 지난 97년부터 현지 사업을 이끌면서 세계 유수업체를 제치고 가전과 정보기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비결을 신임 임원들에게 설명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선배 임원과 중간 관리자들이 신규 임원과 신입 사원의 '조련사'로 직접 나서고 있다.


'한집안 식구'를 교관으로 투입해 선배들이 체득한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는 새내기 임원·사원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는 것.


LG그룹은 종전 외부강사 위주의 지식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선배 임원의 현장체험과 사례연구를 통해 실제 임원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생생한 정보를 알려주고 승부근성을 길러주자는 취지로 최근 신규 임원 교육의 틀을 개편했다.


LG그룹의 이번 교육에선 김광로 사장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 지사장을 지낸 중국마케팅 담당 변경훈 부사장이 '교관'으로 나섰다.


변 부사장은 러시아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사태를 이겨낸 과정,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크렘린궁과 도심을 잇는 '카메니 브리지'가 'LG 다리'로 불리게 된 사연 등 소중한 경험과 성공전략을 들려줬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신입 사원을 선배 사원과 연결,회사 업무에 빨리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멘토링 제도(후견인제)'를 골자로 한 신입사원 케어 시스템을 최근 도입,지난해 하반기에 선발돼 이달 입사하는 80여명의 신입 사원부터 이 제도를 적용키로 했다.


이 회사 신입 사원들은 부서 배치 후 6개월간 과장급 이상 멘토와 1 대 1로 연결돼 밀착 관리 및 평가를 받게 된다.


또 SK㈜와 LG상사도 보다 효율적인 신입 사원 교육을 위해 최근 각각 신입 사원 멘토링 제도를 도입,선·후배간 스킨십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한 선배가 전해주는 교육내용이야말로 같은 기업에서 일하는 후배들이 자신의 능력을 단시간에 최대로 발휘하는데 더없이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며 "기업들마다 선배를 통한 후배 교육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