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주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첫 공식 협상을 시작하고,올해 유럽 아세안 등 20여개국과 동시다발적인 FTA 협상을 벌이겠다는 추진일정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세계 무역의 50% 이상이 FTA 체결국가들 사이에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고 할수 있다. 사실 세계 12위의 무역국가인 우리나라가 칠레 싱가포르 두 나라와만 FTA를 맺고 있는 것은 국제 통상의 외톨이가 되겠다는 말과도 같다. 특히 최근들어 FTA 협정이 상품교역에서 투자 조세로까지 확대되는 추세여서 FTA를 소홀히 했다간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FTA가 우리 경제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입증이 됐다. 지난해 4월 칠레와 FTA가 발효된 이후 우리의 수출이 50% 가까이 늘어나는 등 교역이 크게 활성화 된 것이 잘 말해준다. 정부 목표대로 2008년까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두자릿수의 수출증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보다 많은 국가들과 FTA 체결이 시급하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FTA 협상에는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외교 안보관계까지 생각한다면 미국과의 FTA 추진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수 있다. 특히 부시 2기 행정부는 통상문제 해결차원에서 FTA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거꾸로 우리는 그런 흐름에 능동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실익을 얻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물론 FTA 추진의 가장 큰 장애물은 대외협상이 아니라 국내 이해집단간의 갈등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집단이기주의가 국가 전체의 이익을 손상시키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당장 미국과의 FTA 추진에 직접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제도의 완화나 폐지부터 정부가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