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은행 금리인상 과연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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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3년여만에 처음으로 정기예금금리를 인상했다. 다른 은행들도 오는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전후한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따른 대출금리 인상도 예정된 수순이고 보면 잇따른 금리상승이 모처럼의 경기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무엇보다 걱정이다.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은 최근 시장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펀드 등으로 돈이 대거 빠져나가자 이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볼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금리상승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금융당국의 채권수급조절 실패에 따른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것이란 점이다. 정부가 연초 채권발행을 늘리겠다고 발표해 금리를 자극했고,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물량축소 방침을 밝혔다가 다시 5조원 규모의 재정증권 발행계획을 내놓아 금리 급등을 초래한 것이다.
경기회복으로 자금수요가 늘어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라면 사실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결코 그렇지 않다. 이제 경기가 겨우 기지개를 켜는 단계인데 금리가 지나치게 앞질러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경제에 독약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을 가중시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3백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의 이자부담을 높여 겨우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소비심리를 다시 위축시킬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어느때보다 금리상승 추세와 자금흐름을 예의주시해 금리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채권수급을 둘러싼 금리정책방향의 혼선이 시장을 불안하게 해 금리상승을 부추겨온 만큼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다 긴밀한 정책조율로 채권수급을 적절히 조절하고 가격이 급등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