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지방은행에 이어서 2월 들어서 대형은행들이 연이어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지난해 실적이 1조원을 넘어섰고, 우리은행은 2조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은행들이 이렇게 대규모 순이익을 거둔 원인과 올해 전망을 최진욱 기자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1] 최기자, 먼저 어제 발표된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실적을 살펴볼까요? [기자1] 앞서 언급하신대로 두 금융회사는 순이익 1조원 시대를 다시 열었습니다. 지난 2001~2003년에 국민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1조원 시대를 이미 열었습니다만 그 이후로는 1조원의 흑자규모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CG1) (단위:원,%) 2003 2004 총자산 163조 174조 당기순이익 0.36조 1.05조 ROA 0.39 0.77 ROE 8.99 15.82 신한금융지주는 총자산이 10% 가까이 증가하는 가운데에도 당기순이익은 3배 늘어났고, 경영효율성을 나타내는 ROA와 ROE도 상승했습니다. 거기다 신한금융지주의 가장 큰 걱정이었던 조흥은행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회복된 점도 실적개선에 한몫을 해냈습니다. (CG2) (단위:원,%) 2003 2004 총자산 119조 119조 당기순이익 1.3조 2조 ROA 1.4 1.5 우리은행은 총자산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당기순이익은 이연법인세차를 감안해도 2조원에 육박하면서 4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뿐만아니라 우리은행은 6개 MOU체결 목표도 모조리 달성했습니다. 또 오늘 오후에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지난 2003년에 대규모 적자를 보였던 국민은행은 2~3천억원대의 흑자전환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1조원 이상의 순이익 사실상 확정된 하나은행도 2월16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난해에만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한 은행은 3군데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서 올해 14개 일반은행의 총 당기순이익은 5조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질문2] 결국 은행들이 장사를 잘 했다는 뜻인데요. 무엇으로 이렇게 돈을 많이 벌수 있었습니까? [기자2]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구요, 두번째로는 예대마진 확대, 마지막으로 수수료수익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대손충당금 적립이야, 잘 아시다시피 2003년처럼 SK글로벌과 LG카드 같은 대형 부실채권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구요. 거기다 은행들이 자산증가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늘리면서 안전위주의 자산운용을 펼쳤습니다. 두번째로 말씀드린 예대마진확대는 두 차례에 걸쳐 단행된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 인하의 영향이 큽니다. 예금금리는 곧바로 내린 반면 대출금리는 시차를 두고 인하한 영향입니다. 세번째로는 수수료 수익인데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은행들은 거의 매일 새로운 수수료를 신설하거나 기존 수수료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수수료 수익을 늘렸습니다. 물론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을 발굴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만, 대세를 바꿀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은행권이 안정적으로 대규모 흑자행진을 이어가리 바란다면 '이익의 질'을 높여야만 합니다. [질문3] 그렇다면 올해 은행권의 실적전망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3] 은행들은 지난해 최악의 경기속에서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에 따른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올해 실적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제 신한금융지주의 최영휘 사장이 지난해 1조원의 당기순이익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듯이 은행들은 내심 지난해 실적을 초과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일반은행이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 1993년 흑자규모가 9천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5조원대를 넘어선만큼 올해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계획한 순이익은 이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기다 흑자반전된 국민은행이 체제정비를 마치고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거나, 한국씨티은행이 글로벌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일반은행 전체로 봤을때 6~7조원의 순이익 달성도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물론 이같은 전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하반기 경기회복 가시화와 주택담보대출 만기에 따른 위험, 신BIS협약 준비, 신불자 감소등의 변수들이 연초 계획대로 진행되어야만 합니다. 은행들이 한가지 명심해야할 점은 대규모 흑자는 가계나 기업, 정부라는 고객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구요. 한번의 흑자에 자만에 빠질것이 아니라 이미 물꼬가 트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선진 금융회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지금 준비해놔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