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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실의 '산업정책 읽기'] 통신영역 파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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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자동차가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제품개발 부서 사무실 내 유선전화를 모두 없애고 이들 부서 엔지니어 8천여명에게 휴대폰만 사용토록 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그 전에도 이런 얘기들이 나왔지만 그 주기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그와 함께 한때 미국 최대 통신그룹이었던 AT&T(1984년 회사가 분할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전화시장의 90% 점유)가 자신에게서 분가한 SBC커뮤니케이션스라는 회사에 인수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성사되면 아기 벨(Bell)이 엄마 벨을 인수하는 셈이 되는 이 경우도 유선시장이 무선시장에 의해 잠식되고 있는 추세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99년 이동전화가 유선전화 시장을 추월하면서 유선전화 대체현상이 주요 관심사가 돼왔다. KT 매출이 4년째 11조원에 멈춰있다는 소식도 실은 유선전화 매출이 계속 줄고 있는 것과 상관이 있다. 이렇게 되면 유선과 무선이라는 엄격한 역무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경제학자 조지 스티글러는 특정시장의 독과점에 대해 강력한 규제만이 능사가 아님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이를테면 유선시장 독점사업자라 해도 무선사업자와 경쟁하지 않을 수 없다면 그것은 '유효경쟁'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가 유선과 무선 이 두 가지 서비스를 대체적인 것으로 간주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의 급성장에는 유선시장에 비해 각종 규제가 덜한 점도 큰몫을 해왔다. 이동통신시장을 키우겠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무선의 유선 대체현상을 고려하면 유선사업자로서도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들어 각종 유·무선 통합서비스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통합서비스가 성공하면 지금의 유·무선간 대체와는 다른 새로운 유·무선 관계가 정립될 수도 있다. 그러자면 규제정책이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 규제당국이 유선과 무선간 비대칭적 규제가 아니라 통합서비스라는 보다 큰 틀에서 경쟁을 생각할 때라는 얘기다. 이동통신사업자들로 눈을 돌려보면 그들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어느덧 이동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추세는 그런 점에서 돌파구인 셈이다. 하지만 통신과 방송을 구분짓는 법적,제도적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위성DMB다 지상파DMB다 하는 데서 알 수 있듯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통신의 관점에서 봐야 하는지,방송의 관점에서 봐야 하는지의 지루한 논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업자에 대한 이중규제 문제는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 건지,여기서도 큰 틀에서 경쟁을 생각하는 규제혁파가 과제다. 통신서비스는 정말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 IT산업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만 생각해 보더라도 그렇다. 이것은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정통부의 IT839 전략(차세대 IT발전전략)에서 가치사슬의 맨 앞에 있는 8이라는 숫자는 다름아닌 8가지 차세대 통신서비스다. 이것이 안되면 전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여기서 기술은 매우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결정적으로 성패를 가르기보다는 어느 나라가 유·무선 통합,통신·방송 융합 서비스에 맞게 전향적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 말이 맞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당국이 규제정책을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정립하면 통신서비스를 선두로 한 IT산업 전체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쯤에서 끝나는 것이다. 논설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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