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소형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소형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유럽시장에서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높인' 소형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BW) 최근호는 "총 5백억달러에 달하는 유럽 소형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제너럴모터스 도요타 PSA(푸조 시트로앵) 등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말리는 가격인하 경쟁=유럽인들은 전통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해치백(트렁크가 없는 모양의 차) 스타일'의 소형차를 선호한다. 복잡한 시내에서 주차가 간편하고 기름도 덜 먹기 때문이다. 유럽 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의 32%를 소형차가 차지할 정도로 유럽인들은 '자동차의 경제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유럽인들은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가격을 중시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전자안정프로그램(ESP)이나 4개 좌석 에어백 등 첨단 장비가 장착된 소형차라도 가격이 1만2천달러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합종연횡이 생존 전략=도요타는 프랑스 PSA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양사는 오는 3월부터 체코 콜린에서 푸조 107,시트로앵 C1,도요타 아이고(AYGO) 등을 각각 10만대씩 생산,유럽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를 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이 차들의 공세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첨단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1만달러라는 초저가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10월부터 폴란드 공장에서 제작한 소형차 '판다'로 유럽 소형차 시장을 이끌어온 이탈리아 피아트 자동차는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판다는 대당 1만1천5백달러로 도요타·PSA 합작 신차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독일 폭스바겐도 오는 4월부터 브라질에서 제작한 '폭스'를 출시,도요타·PSA의 '협공'에 맞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