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구조조정본부를 포함한 그룹 사장단을 잇따라 보광휘닉스파크에 초대하면서 삼성 경영진이 스키를 배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해외근무 등을 통해 일찍 스키를 배워둔 사람은 별 걱정이 없지만 초보자들의 사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사장들은 퇴근 후 사설강습소에서 '특별 교습'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처음엔 누구나 서툰 것이 당연하다"며 "일부러 시간을 내서 배우지 말고 스키장에 와서 강습을 받으라"고 권하지만 당사자들은 이 회장 앞에서 혹시 민망한 모습을 보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엔 삼성전자 모 사장 A씨가 이 회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중심을 잡지 못해 크게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기도 했다. 동반자들은 그저 유쾌하게 웃어넘겼지만 당사자는 얼굴을 붉히며 계면쩍어했다고 한다. A씨는 29∼30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사장단 스키모임에서 지난해와 같은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틈틈이 스키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장단 중 스키를 잘 타는 사장은 해외에서 오랫동안 생활(근무)했던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 회장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스키화를 신었다는 B사장은 "강사의 지도를 받았지만 처음엔 무척 어렵더라"면서도 "하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가다보니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를 이제 배우는 게 후회스러울 정도였다"며 '스키 예찬론'을 펼쳤다. 이 회장은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간 강원도 평창의 보광휘닉스파크에 삼성전자 사장단을 초청한데 이어 다음달에도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스키를 탈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