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최근 열린우리당에서 논의 중인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논의와 관련,"이 제도는 많은 예외조항을 두고 있어 제도 때문에 (기업이)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지 않다"며 당과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임채정 의장,정세균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간담회를 갖고 "이 문제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 유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정 원내대표가 이날 밝힌 열린우리당의 견해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출자총액제한제의 골격은 유지하되 일부 불합리한 부분을 고치고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유예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출자총액제한제로 기업투자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뒤 "투기성 외국자본에 대한 관리·감독은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유형을 분류·분석해서 맞춤정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올해 중소기업 정책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맞춤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년동안 중기정책에 새로운 것이 없었다"며 "워낙 중소기업 숫자도 많고 유형도 다양해서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정치문제와 관련,노 대통령은 "오는 4월 재·보궐선거로 과반수에 대한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숫자 한 두명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의를 갖느냐,대의에서 벗어나느냐가 핵심적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또는 연정 가능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안필준 대한노인회장 등 노인대표 1백80여명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우리 몸처럼 경제도 자연치유 능력이 있다"며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원칙이 아닌 처방은 쓰지 않겠고,변칙적인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과 참석자간 인사 도중 대한노인중앙회 김운회 부회장이 갑자기 큰절을 했고,당황한 노 대통령은 "아이쿠"라면서 무릎을 굽혀 김 부회장을 일으켜 세웠다. 노인대표들은 줄줄이 "만수무강 하시라"며 덕담을 건네자 노 대통령도 "몸둘 바를 모르겠다. 저도 정중히 인사드리겠다"며 일어서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답례했다. 허원순·이재창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