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 이강철 열린우리당 집행위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절차적으로 최종 확정은 안됐지만 이 위원이 단수로 가닥잡혔다"며 이같이 전했다. 대구·경북의 정치권 인사 중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아온 인물이 바로 이 위원이다. 노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이 위원에게 늘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현재의 여권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구·경북지역에서 초반부터 '노무현'을 외치고 다녔다. 7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부터 "다음은 노무현"이라며 주변에 호소했고,2002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노무현 흔들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그는 끝까지 든든한 지지목 구실을 하며 동고동락해 왔다. 노 대통령의 당선 뒤 열린우리당 외곽에 머물다 지난해 총선 때 대구 동구에서 출마했으나 지역정서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개각설이 나올 때마다 그는 몇몇 부처의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내각의 기용 대신 한때 특별보좌관을 맡겼다. 시민사회수석으로 그가 청와대에 들어간다면 '적재적소' 인사에 비교적 가깝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7년6개월 동안 복역한 뒤 대구를 기반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해와 이 지역에서는 대표적인 시민활동가로 꼽힌다. 다만 최근 경력을 감안할 때 시민사회수석 역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정무수석 역할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뒤따를 만하다. 청와대는 그러나 "당·청의 관계 등 정무적 기능은 기존대로 내각과 청와대 정책실 중심으로 계속된다"며 이를 부인했다. 그가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년 전인 지난 85년. 민통련 중앙위원 겸 경북 민통련 사무국장 시절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자리잡은 노 대통령과 만나 교류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