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전북 천하'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 전북 출신의 정세균(丁世均) 의원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국회를 움직이는 3대 핵심 포스트인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를 모두 전북 출신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회 수장인 김원기(金元基) 의장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고를 나왔고,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익산출신으로 남성중을 졸업했으며, 정세균 의원은진안에서 중학교를 나와 전주 신흥고를 다녔다. 여기에 서울 중랑을이 지역구이지만 무주 출신인 김덕규(金德圭) 국회부의장까지 포함할 경우 그야말로 국회에서는 `전북 전성시대'가 개막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원내 `전북 트리오'의 등장이 지난해 파행과 극한대립으로 치달았던 국회 운영에 `훈풍'을 불어넣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동향(同鄕)'이란 변수 만으로 여야 관계가 풀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서로 호흡을 맞추고, 정국현안을 조율하는데는 어느정도 긍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할 개연성은 크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정 의원과 김 원내대표는 실제 협상 파트너로서 호흡을 맞춰본 적은 없지만 현안이 생기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사이인 것으로알려졌다. 한 여당 의원은 "두 사람의 합리적 성향상 작년말 이후 서먹서먹해진 여야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데 톡톡히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세대간 차이는 있지만 두 사람 모두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던 `운동권' 출신이라는 정서적 유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의원은 70년대 초반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유신 반대투쟁을 벌인바 있고,김 원내대표는 서울대 문리대 학생회장으로 지난 1964년 6.3 대일굴욕외교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옥고를 치렀다. 두 사람은 표면적으로나마 상대방을 추켜세우는 분위기다. 정 의원은 김 원내표에 대해 "정치선배로 잘 모셔야할 분"이라고 평했고, 김 원내대표측은 정 의원에 대해 "양반이고 합리적"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강력한 정책위의장 후보로 떠올랐던 강봉균(康奉均.군산) 의원이 정 의원과 같은 전북 출신이라는 이유로 꿈을 접어야 했던 것은역설적으로 전북 인맥의 파워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라는게 여당 관계자들의 설명이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