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증권시장의 상승 대세가 깊은 겨울잠에 빠져있던 내수경기에 일부나마 회복조짐을 이끌어내고 있다. 회복조짐을 가장 실감케 하는 곳은 그동안 실물경기 침체의 한파를 온몸으로 겪어온 벤처.중소기업계. 정부의 강력한 활성화대책에 힘입어 M&A(인수.합병)시장이 꿈틀대고 있고,벤처투자를 타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내수경기를 홀로 떠받치다시피 해온 IT(정보기술)업계도 DMB(위성멀티미디어 방송)와 소노마 등 잇단 신기술 효과로 활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외식업소와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계에서도 소폭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체감경기는 아직도 '한겨울'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부동산시장은 강남 일부의 재건축대상 아파트를 빼고는 좀체 매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와 가전 등 대부분 내구소비재 시장도 내수 부진의 늪에 빠져있고,삼겹살집 횟집 PC방 등 서민형 영세자영업소들은 "언제 겨울이 끝나겠느냐"며 한숨이 여전하다. ○백화점·할인점,'이제는 희망이…' 대형 유통업체들은 올들어 강추위가 지속되면서 쌓여있던 의류 패션잡화 등 겨울상품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어 고무된 분위기다. 백화점들은 신년세일(7∼23일)기간이어서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잔뜩 부풀어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김세완 영업총괄팀장은 "날씨 영향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작년 11월,12월보다 올 1월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며 "불확실한 미래와 부동산 침체 등으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게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백화점 업계는 재작년과 작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 올해는 1월부터 플러스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은 신년세일 매출이 작년 세일에 비해 1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의 신사정장 브랜드 '갤럭시' 직원은 "강추위 덕분에 겨울 코트류와 정장류를 다 팔 수 있었다"며 "추가로 본사에 주문을 해도 상품을 구하기 힘들 정도"라며 살아나는 매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마트 이인균 마케팅 실장은 "할인점에서도 의류 난방용품 등의 매기가 살아나고 점포를 찾는 고객수도 늘어나면서 매출도 작년 대비 10% 이상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외식업계,'더 나빠질 것 없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인 토니로마스의 박묘진 여의도점장은 "증시가 회복세를 탄 덕분인지 단체고객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며 "작년과 비교할 때 올해는 출발이 꽤나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빕스 강남점의 구현정 점장은 "올들어 하루평균 고객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50명 정도 늘어났다"며 "예상외의 매출호조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10∼20% 늘려잡았다"고 말했다. ○자영업소,'회복은 무슨…갈수록 더 춥다' 삼겹살집이나 횟집 등 외식업은 물론이고 주택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치킨집과 PC서비스방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한겨울 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패션아울렛 매장이 몰려있는 서울 구로공단5거리 인근에서 삼겹살집 '돈씨네'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서 사장은 "지난해 12월에는 하루평균 매출 1백50만원은 꼬박꼬박 올렸는데 이달들어서는 1백만원선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중소기업이나 아울렛 매장 직원들이 90%나 되는데 회사가 올해 예산을 긴축해 회식을 자주 갖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장이나 기업체 사무실이 몰린 곳의 음식점들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구미주구리' 횟집 윤재환 사장은 "지난해 12월과 이달을 비교하면 약 10% 매출이 준 것 같다"며 "회사 직원들이 단체로 저녁을 먹은 뒤 법인카드로 계산할 때 한도액을 넘으면 안된다면서 개인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생활경제부.벤처중기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