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처음 열린 20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당의 노선과 진로를 놓고 각 모임간 일대격론이 예상됐지만 본격적인 공방은내달 초 의원연찬회로 순연된 채 `탐색전'만 이뤄졌다. 이날 의총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개혁성향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민주화세력을 자처하는 `국가발전연구회', 중도성향의 `국민생각', 영남출신 보수성향 의원 모임인 `자유포럼' 등은 "한판 붙자"는 식으로 `전의'에 불탔다. 각 모임은 "당이 이렇게 가다가는 오는 2007년 대선에서 정권창출이 어렵다"는동일한 진단결과를 놓고 나름대로의 처방을 제시했으나 정치적 노선차가 그대로 반영됐다. 수요모임과 발전연은 `개혁보강론'을, 국민생각은 `개혁.보수 양극단 배제론'을,자유포럼은 `보수대결집론'을 각각 내세우며 각 모임마다 자신들의 `비법'만이 한나라당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 대비를 이뤘다. 그러나 의총은 싱겁게 끝났다. 당 지도부는 의총을 시작하며 내달 5일께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의원연찬회를 열계획임을 밝히며 본격적인 논의는 그 때가서 할 것을 제안했다. 상당수 의원들이 외유중이고 논의할 내용에 비해 의총시간이 짧다는 점도 작용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당 연찬회에서 당명개정에서부터 콘텐츠까지 자세히 검토하자"고 제안했고,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당의 좌표를 정하고 당명을 개정하는 문제 등은 연찬회에서 깊이 논의하자"고 가세했다. 결과는 주도권 다툼을 의식해 당 지도부에 대해 경쟁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 모임에 대해 당 지도부가 `선수'를 친 셈이 됐다. 또 당 지도부는 의원들간 토론없이 의총 시간을 당명개정, 선진화 프로그램 등지금까지 준비해온 당쇄신작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의원들의 이해를 돕는 시간으로 이용했다. 박 대표는 당명개정에 대한 당내 부정적 인식을 의식한 듯 "당명개정은 작년 4월 총선 때부터 나왔던 것이고 구례연찬회(8월)에서도 의견이 정돈됐던 것"이라면서"당명개정은 이름만 바꾸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이념과 노선을 정립해서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이냐를 합의해 새출발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총은 허태열(許泰烈) 당 선진화추진위원장으로부터 그동안 준비해온 당선진화방안에 대해 설명만 듣고 토론없이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