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전의 실책을 만회하는 깨끗한 '속죄포'였다.


본프레레호의 '막내둥이' 김진규(20.전남)는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쳐진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 헤딩골을 터트리며 지난 16일 콜롬비아전에서 수비실수로 어이없이 역전골을 내줬던 실책을 깨끗이 씻었다.


김진규는 또 이날 골로 A매치 출전 7경기만에 '마수걸이' 데뷔골을 기록하는 기쁨도 맛봤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신뢰속에 콜롬비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중앙수비수 역할을 맡은 김진규는 당시 실수에 대한 부담감을 가득 안고 경기장에 나섰다.


김진규는 지난 16일 콜롬비아 평가전에서 후반 30분께 문전 앞에서 어정쩡하게 처리한 패스가 상대 선수의 발끝에 걸리는 바람에 역전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수비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인 상대 공격수의 위치 파악에 대한 미숙과 빠르고정확한 볼처리를 하지 못한 것. 더욱이 그동안 본프레레 감독으로부터 패스미스를 줄이라는 조언을 받았지만 똑같은 실수를 실전에서 저지르고 말았다.


김진규의 실책으로 상승세를 타려던 한국은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1-2로 패하는 결과를 내고 말았다.


이날 또다시 중앙 수비의 중책을 맡은 김진규는 경기 초반 파라과이의 매서운역습을 자신감있게 차단하며 한국의 수비라인을 견고하게 이끌었다.


특히 세트플레이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전반 38분 박규선의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하고 이어 강력한 발리슈팅까지 날리며 파라과이의 골문을 위협했다.


김진규의 재치있는 헤딩이 결정적으로 빛을 본 것은 후반 3분. 김동현의 파울 유도로 얻은 프리킥을 미드필드 지역 왼쪽에서 김두현이 강하게 휘어차자 골 영역 중앙에 있던 김진규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프리킥 순간 파라과이의 수비수들이 키가 큰 김동현에게 몰리면서 뒤에 서있던 김진규에게 볼이 연결되자 볼의 방향만 바꾸는 재치있는 헤딩으로 정확하게 골문 안으로 볼을 꽂아넣은 것. 지난 콜롬비아전에서의 실책을 깨끗이 씻으며 공수 능력을 겸비한 수비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귀중한 A매치 데뷔골이었다.


김진규는 후반 28분 박동혁(전북)과 교체된 뒤 오는 23일 스웨덴과의 마지막 평가전을 기약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