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키 부동의 1인자인 강민혁(24.용평리조트)이 침체된 한국 알파인 스키에 새로운 희망을 쐈다. 강민혁은 19일 밤 (한국시간) 인스브루크 인근의 제펠트에서 벌어진 제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 스키 회전에서 1,2차 합계 2분01초35로 한국 스키 사상 국제대회 최고성적인 1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강민혁은 이로써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출전의 기준이 되는 국제스키연맹(FIS)의 포인트를 34점에서 31점으로 3점이나 줄이며 내년 2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막되는 동계올림픽 출전 티켓까지 거머쥐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위를 차지한 오스트리아의 도미닉 슈바이거에 불과 1.5초 뒤지는 좋은 기록을 냈을 뿐만 아니라 스키 선진국인 일본 선수들도 단 1명을 제외하고는 강민혁에게 줄줄이 나가떨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 코칭스태프가 대회 직전 '강민혁 경계령'을 발령해 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유아사 나오키(6위)를 부랴부랴 출전시키지 않았더라면 일본은 몇수 아래로 깔보던 한국에게 큰 망신을 당할 뻔 했다는 것. 강민혁은 작년 3월 일본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나가노 컨티넨탈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고, 동계U대회 대회 전 출전자 명단에서 강민혁의이름을 발견한 일본 코칭스태프는 유아사에게 급히 출전을 부탁하는 소동을 벌이며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스키에 대한 지원이 한국의 10배가 넘고, 선수층도 두터운 일본으로서는 경기전 전담 코치 부족으로 장비 손질까지 선수가 직접 할 수 밖에 없는 열악한 조건의한국에서 강민혁 같은 선수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스키계에서는 지난해 대학 졸업 후 실업팀에 입단한 뒤 스키에 새롭게 눈을 떠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강민혁이 30세 전후의 전성기 연령에 이르면 한국 스키에큰 획을 그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강민혁은 일단 2007년 장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문제를 해결한 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이나 평창에서 열릴지도 모를 2014년 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하며 올림픽 첫 메달을 노려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강낙연 대표팀 코치는 "강민혁은 항상 연구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선수"라면서앞으로 지원만 제대로 돼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자주 나가 경험을 쌓는다면 올림픽메달도 꿈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스브루크=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