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임채정(林采正) 의장, 김근태(金槿泰보건복지장관,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이 19일 조계종 총무원장인 법장(法長) 스님의 신년법회에 참석했다가 현실정치와 관련해 `쓴소리'를 들었다. 임 의장과 김, 정 장관은 법회에 개별적으로 참석했다가 티타임을 갖는 자리에자연스럽게 합석, 법장스님으로부터 예기치 않은 `정치 설법'을 청취해야 했던 것. 법장 스님은 "개혁을 하려면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면서 "개혁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이해를 못하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해시킨 후 추진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법장 스님은 "개혁과 혁신을 할 때는 무엇보다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못하면 형식적으로 그치고 제도를 강제하는 데 머물게 된다"고 지적하고 "국민을 위하지 않는 국회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매섭게 정치권을 몰아세웠다. 특히 스님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을 받들고 늘 지역구 소식을 들어야 하는데지구당 폐지는 그런 의미에서 민의를 소홀히 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치제도에 관해서도 의견을 개진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임 의장은 "작년 국회가 국민 기대에 못미친 점이 있었고, 올해는 더가까이 국민에게 다가가도록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임 의장은 법장 스님이 `생각의 개혁'을 주문한 데 대해서는 "개혁의 마지막은의식의 개혁"이라며 "법과 제도를 바꾸는 초벌개혁과 생활을 바꾸는 생활개혁을 넘어 의식개혁이 뒤따르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임 의장은 특히 "지난해는 워낙 여야간 역사를 보는 시각차가 확연했지만 올해들어 의원들의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며 "실사구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지구당 폐지문제에 대해서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존재하고 지구당폐지에 따른 대안 정착이 제대로 안됐다"며 현실적인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정치의투명화와 반부패에 대한 국민요구가 크다"는 말로 지구당 부활에 부정적인 입장을밝혔다. 한편 김근태 장관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에 대한 도시락 지급과 관련 전달체계 마련에 대한 불교계의 지원을 요청했고 법장 스님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토록 불자들에게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법회에는 불교신자 의원모임인 정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열린우리당 이용희(李龍熙) 의원,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유기준(兪奇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