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공직선거 투표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는 전자투표제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선관위 계획대로 오는 2008년 18대 총선부터 전자투표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유권자들은 주소지의 투표소뿐 아니라 백화점과 시장, 전철역, 유원지 등에 설치될 임시투표소나 이동식 투표소에서도 투표가 가능해진다. 선관위는 또 오는 2012년 19대 총선에는 유권자가 개인 컴퓨터와 PDA, 휴대전화,이동 투표차량 등을 이용해 투표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전자투표 시스템을 구축하는한편, 선거일 1주일 전부터 투표를 하는 `사전선거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선관위는 전자투표가 도입되는 18대 총선 투표율이 17대 총선 투표율인 60.6%에비해 10~20%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투표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일단 전자투표제 도입 결정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지지집단의 연령대와 투표성향 등을 염두에 둔 듯 반응에 있어서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됐다. 일단 젊은층에서 지지도가 높은 열린우리당은 최근 20대의 보수화 성향을 감안할 때 젊은 층의 투표율 상승이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전자투표제 도입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조정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한다 하더라도투표를 안 하는 사람은 투표를 안 하기 때문에 투표율은 4~5% 포인트 상승에 그칠것"이라며 "20대의 보수 성향이 두드러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당에 꼭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지금까지 투표권을 행사한 젊은 층은 상당수참여의식을 갖고 있어 개혁성향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전자투표제 도입으로 새로투표하게 될 젊은 층까지 개혁성향이라고 보기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전자투표제는유불리를 떠나 모든 사람의 참여를 늘리는 공공선(善)의 관점에서 반드시 도입해야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개특위 소속인 문병호(文炳浩) 의원도 "전반적으로 유리할 것 같기도 하지만 투표율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20대의 성향은 보수적"이라며 "어느 한쪽에 유리하느냐를 따지는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기 보다는 참정권을 확대하고 투표율을 높이는 차원에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전자투표제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내부적으로 젊은 층의 지지율을 제고하는 방안 찾기에 나선 분위기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전자투표제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생각한다"면서 "이런 만큼 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어떤 식으로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젋은층의 한나라당에 대한지지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는데다 2008년 정도 되면 (정치지형에) 상당히 큰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은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혁명적인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정확성에 대한 시비를 막기 위해서는 언제부터 실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기 전에 안정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담보한 뒤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김남권기자 koman@yna.co.kr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