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은행,증권사의 일선 창구에 재테크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다. 좋은 상품을 좀 소개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초저금리는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려 보지만 만만치 않다.


재테크 전문가들도 "돈 굴리기는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금리 환율 주가등 금융 변수가 불투명한데다 부동산 경기마저 언제 깨어날 지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렇다고 은행 예금에 맡겨두자니 연 3%대의 쥐꼬리 이자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주식투자를 하자니 원금손실이 두렵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이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이럴 때일수록 발품을 팔면서 새로운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 금융회사들이 초저금리 시대에 대응,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겨냥하는 '복합 금융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시장연동예금은 과거 주가연동 위주에서 최근에는 환율,금,채권 등과 연계한 신상품으로 다양화 되고 있다.


간접투자상품 역시 부동산펀드,선박펀드 등 실물펀드에 이어 최근에는 해외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보험의 경우 보험기능에다 은행기능(유니버설보험)과 투신사 펀드기능(변액보험)을 합친 퓨전상품이 간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그런가하면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 나름대로의 특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금리+α'를 겨냥한 시장연동예금


은행들은 작년 말 경쟁적으로 '특판예금'을 내놓았다.


일반 정기 예금보다 0.4∼0.6%포인트의 이자를 더 얹어주면서 이탈고객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특판예금을 무한정 팔 수는 없다.


역마진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들은 새해 들어 ' 금리+α'의 수익을 겨냥하는 '시장연동예금'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17일부터 주가지수연동예금 3종류를 판매한다.


기본금리 1∼2%를 보장하면서도 주가등락에 따라 최고 연 12.20∼14.41%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주가지수 연동예금 외에도 골드(금)지수연동예금,유로화 환율연동예금 등 다양한 시장연동예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오는 19일까지 기본금리 2%를 보장하면서 최고 연13.24%까지 받을 수 있는 'KB리더스 정기예금'을 판매한다.


외환은행의 '베스트 초이스 주가환율연동예금'은 주가와 환율 각각의 수익률을 합산,최고 연 16.3%의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외환은행은 "일반 정기예금의 이자에 만족 하지 못하고 주식투자에 따른 원금손실을 우려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미국 국채지수에 연동해 연 6.8%의 금리를 제공하는 '다우존스 CBOT국채지수 5호'를 오는 25일까지 판매한다.


이 상품은 미국 CBOT국채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97.0∼1백.5%에 있는 경우 만기 때 연 6.8%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양해지는 간접투자상품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직접투자자들보다 간접투자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는 적립식펀드,일반 주식형펀드뿐만 아니라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해 해외투자펀드의 수익률이 10∼30%가량의 고수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가 해외펀드의 주력 상품으로 부상 중이다.


정성환 삼성투신 팀장은 "펀드오브펀드는 여러 개의 펀드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어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삼성증권은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운용되는 주식형 및 채권형 펀드 가운데 우수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 7∼8개의 펀드에 투자하는 '삼성 글로벌 베스트'를 선보였다.


삼성투신이 운용하는 이 펀드는 해외 채권형펀드에 60%,주식형 펀드에 30% 이하를 투자하는 혼합형펀드다.


최소 투자금액은 5백만원.


이밖에 국민은행 씨티은행 한투증권 CJ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은행과 증권사들이 해외투자펀드를 새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선박펀드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다.


선박펀드는 지난해 9개 펀드모집에 총 2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10 대 1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연 6%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거래소상장으로 추가수익과 환금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이 이달 말 잇따라 선박펀드를 출시한다.



◆'퓨전'바람 부는 보험·카드상품


보험상품의 올해 화두는 '퓨전화'다.


생명보험의 경우 단순한 보험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은행기능이 첨가되거나 투신사 펀드기능(변액보험)까지 부가된 상품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변액보험은 이미 종신보험,연금보험,유니버설보험과 결합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손해보험에서는 70여가지의 위험을 보장하는 통합보험의 인기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웰빙' 열풍과 맞물려 업그레이드된 건강보험 등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카드사들도 웰빙을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어린이 교육 관련 서비스를 특화시킨 '마이키즈클럽',식당 호텔 등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한층 강화한 '로즈플래티넘'카드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에도 웰빙 관련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은행서비스와 연계한 신용카드도 속속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의 'F1카드'는 신한은행에서 1천만원 이상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50만원까지,예금액의 1%를 먼저 현금으로 받은 후 카드 이용액에 따른 적립 포인트로 사후에 정산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카드사용액에 따라 보너스 금리를 제공하는 '골든키 정기예금'을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예금은 최고 연 4.1% 금리에 카드 사용금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경우 이용액의 0.2% 해당액의 프리미엄 금리를 받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