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10년째 벌여온 한국소비자보호원 관할권 다툼이 이달 중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지금까진 공정위의 '승리'를 점치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재경부와 업계의 반대논리도 만만치 않다. 이관문제가 매듭지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소보원,공정위로 넘어가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행정개혁팀 관계자는 17일 "지난해 소비자정책 관련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소보원 이관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이달 말까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혁신위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공정위로의 이전'은 거의 대세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공정위 관계자도 "최근에 정부혁신위에서 소보원 이전과 관련해 공정위 소비자보호국의 기능조정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경부에 그대로 둘 생각이라면 굳이 기능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소보원의 공정위 이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판단이다. ◆재경부,"부작용이 클 것" 재경부는 공정위의 '소비자정책 일원화'논리가 실제 정책수행과정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현선 재경부 소비자정책과장은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면 관련부처가 15개에 이를 정도로 소비자정책은 여러 부처의 조정과 협력이 필요한 분야"라며 "어느 한 곳으로 몰아줄 성질의 정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업관련 규제권한을 갖고 있는 공정위가 소비자보호정책까지 수행할 경우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돼 업계가 더욱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재운 공정위 소비자기획과장은 "소비자보호정책은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기관에서 담당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반박했다. 공정위 소비자보호국의 경우 방문판매법 전자상거래법 등 소비자와 관련된 대표적인 법률들을 모두 관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