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의 고통과 편견을 극복하고 재미동포로서는 미 연방공무원 중 최고위직에 오른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61)는 16일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고위직에 오를 기회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며 동포 청소년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강 차관보는 이날 한 집회 강연에서 "80년대 후반까지도 상원 인준을 받는 5백여명의 연방 고위공무원 중 아시아계는 한 명도 없었지만 최근에는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88년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고위 공무원에 아시아계 6명을 임명한 이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는 8명,지금은 17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강 차관보는 이런 추세를 감안할 때 재미동포들이 고위직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은 충분히 열려 있다며 주류 사회 진출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소수계라는 한계에 부닥치게 된다는 말들을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소수계이기 때문에 받는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종차별이란 어느 사회에나 있게 마련이지만 그것이 능력 있는 소수계의 고위직 진출까지 막을 정도는 아니다"며 "1964년에 제정된 민권법 등을 비롯해 차별을 금지하는 각종 법률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차관보는 중학교 재학 중 축구를 하다 눈을 다쳐 실명한 이후 온갖 고통과 차별을 굳은 의지로 극복했으며,지난 72년 미국으로 건너와 피츠버그대학에서 교육전공 철학박사학위를 땄다. 2001년 조지 부시 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장애인 권리 증진정책을 다루는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로 임명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자리에 재임명된 그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의 고용을 촉진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