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인 김선영씨는 지난 주말 증권 시세표를 보다 문득 완구업체인 '손오공'에 눈이 고정됐다.


이달 7일 등록된 이 회사가 공모가보다 72% 높은 가격에 첫 거래를 시작한 이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었던 것.


9천3백원짜리 주식은 이미 1만8천4백50원까지 올라있었다.


김씨는 지난해 중순 공모주식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어 한동안 공모주라면 진저리를 쳤었다.


3천만원을 투자했지만 등록이후 약세로 순식간에 2백여만원 가량을 손해봤기 때문이다.


김씨는 '공모주 시장이 이렇게 좋았졌나'하는 생각에 새내기 종목들의 주가추이를 계산해보았다.


최근 등록된 기업의 주가는 어김없이 공모가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었다.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6개월만에 1백80도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김씨는 즉시 공모 예정주를 챙기며 투자계획을 머리속에 그려넣기 시작했다.



◆공모주 어김없는 강세


최근 들어 김씨처럼 공모주 시장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공모주 시장은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후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종목들은 예외없이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첫 거래가 시작됐다.


텔레칩스는 시초가가 7천5백원으로 공모가(4천7백원)보다 59% 높았으며 모빌리언스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4천7백원보다 68% 높은 7천9백원으로 결정됐다.


특히 얼마 전 거래를 시작한 손오공은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72% 높았다.


최근 공모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가지가 더 있다.


등록 이후에도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공모가 대비 시초가는 높게 결정됐지만 등록 직후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1월에 등록된 아이크래프트 미래컴퍼니 손오공 등 3개 종목은 초반부터 상승세가 가파르다.


아이크래프트는 22.3%가 올랐으며 미래컴퍼니와 손오공은 각각 34.0%,15.3%씩 급등했다.


코스닥 지수가 420선을 뛰어넘는 등 랠리를 보이고 있는데다 신규등록주들이 테마를 형성하며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1월도 알토란 공모주 많다.


1월이 공모주 투자적기로 꼽히는 이유는 공모예정 기업이 그 어느때보다도 뛰어다는 평가 때문이다.


고성장업종에 속하는 업체들이 많고 연도별 실적증가율도 한결같이 가파르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예정 기업 중 가장 눈여겨볼만한 곳으로 이엠엘에스아이와 에이블씨엔씨를 꼽고 있다.


이엠엘에스아이는 오는 20,21일 공모에 나선다.


코스닥에서는 처음으로 등장하는 메모리반도체업체다.


이 회사는 휴대폰용 S램과 슈도S램을 생산,인텔 샤프 등 해외 대기업에 수출한다.


수출 비중이 90%가 넘는다.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고 영업망이 탄탄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25일 청약 예정인 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 전문업체로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미샤'브랜드로 유명하다.


초저가 브랜드를 표방,내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7백85억원어치를 팔아 1백32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작년 총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디피엔지니어링과 이노와이어리스도 주목대상이다.


에이디피엔지니어링은 LCD장비업체로 드라이에처(식각장비) 부문 국내 1위 업체다.


LG필립스LCD에 주로 납품한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8백11억원,70억원이다.


이노와이어리스도 통신용 계측장비 부문에서 코스닥시장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다.


이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르며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3분기까지 매출 1백29억원,순이익은 48억원을 나타냈다.


이 밖에 동양계전공업은 3분기 누적 매출이 1천42억원으로 1월 공모주 중 가장 많다.


SMPS(전원공급장치)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디이엔티는 LCD장비업체로 LCD 유리기판의 불량상태를 판별하는 공정검사장비인 MAC/MIC를 전문적으로 만든다.


두 업체 모두 삼성전자 점유율이 60%를 웃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