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상태인 삼양식품이 경영정상화를 통해 국내최초의 라면업체라는 명성에 걸맞은 재기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의 큰 며느리인 김정수 부사장 등 대주주 일가가 채권단으로부터 지분의 32.8%인 205만주를 사들인뒤 이중 136만여주를 `백기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우호지분으로 매각해 경영권을 확고히한 것을 시작으로 올 1분기내 화의 종결이라는 목표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삼양식품이 화의 종결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그동안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유지해 온데다 외형도 성장가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점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2천74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0%가량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9% 가량 증가한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간판 제품인 삼양라면의 월 판매량은 2003년 40만∼50만 상자에서 지난해70만∼80만 상자로 증가했고 올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지난 98년 9월 화의에 들어간 이후 한동안 부채를 갚는데 주력하던 것에서 숨을돌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삼양식품은 이같은 영업성과를 바탕으로 1분기 이내에 화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걸리는 점은 아직도 상당히 남아있는 부채규모다. 화의에 들어갈 당시 4천300억원에 달하던 부채는 서울 수송동 사옥, 강원레저,삼양유지사료, 부산공장 등의 매각을 통한 강력한 구조조정과 영업이익을 통해 마련된 돈으로 상당부분 갚아 작년말 현재 1천100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자본 일부 잠식 등으로 자본금이 작년말 현재 94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부채규모는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삼양식품은 이에따라 일부 부동산을 추가로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중이고 자본도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채 규모가 아직 상당하지만 영업구조와 매출, 수익성이 모두 좋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화의 탈피 여부는 법원에서 최종 판단하겠지만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