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자위의 여야 청문위원들은 14일 허준영(許准榮)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해 대체로 "다소 미흡함이 있지만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위원들은 병역과 부동산 의혹 등에서 노출된 `흠결'에도 불구하고 외교관 생활을 바탕으로 경찰내 `외사' 전문가로서 활동해 온 경력이 우리 경찰의 국제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 열린우리당 심재덕(沈載德) 의원은 "재산, 집안문제에 대해 굳이 감추지 않았다"면서 긍정 평가하고 "대과없이 지내 온 공직생활 자체가 검증절차가 됐다고 본다.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같은당 강창일(姜昌一) 의원은 "의혹들은 (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해명됐다고본다"면서 "확고한 신념과 외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경찰 선진화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야당 의원들도 일부 사안에 문제는 있지만 경찰청장에 부적합한 인물은 아니라는데 공감대를 같이 했다. 허 후보자의 부동산.주식투기 의혹과 부인의 국민연금 미납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한 한나라당 박찬숙(朴贊淑) 의원은 "답변은 미흡했지만 허 후보자의 해명 가운데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다 잘못된 점에 대해 솔직히 인정한 태도에 점수를 줄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찰청장으로)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외사 전문가로서의 경력이 세계화 시대에 부응해 우리 경찰이 나아가야 할 길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당 서병수(徐秉洙) 의원도 "신체검사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과 국가보안법에 대한 소신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은 미흡하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어려운 성장 과정을 거친 만큼 국민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점과 친화력 및 온화한 성품은 경찰청장에 적합한 자질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이영순(李永順) 의원은 "해명 자체가 명쾌하지 않아 경찰총수로서의 적합 여부를 따지기에는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그러나 청문회가 인권침해소지를 불러일으킬 만큼 시시콜콜한 개인적 문제보다는 정책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병수 의원은 "질의 시간이 너무 짧아 준비한 내용의 30% 정도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면서 "질의 시간이 최소한 15분 정도는 돼야 후보자들에 대한 충분한 자질 검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청문회 질의 시간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정윤섭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