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북한이탈 주민을 일컬었던 '탈북자' 용어가 '새터민'으로 바뀌고 빠르면 올 상반기 전자 국어사전에도 등재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9일 탈북자란 용어가 거부감을 주는 등 부작용이 있어 용어 대체 작업을 해왔고 추가 여론조사 결과 '새터민' 지지 여론이 가장 높아 대체 용어로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탈북단체나 연구소 관계자 등의 반응은 "좋은 용어로 환영", "특별한의미 없다" 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국어연구원의 최용기 박사가 제시한 '새터민'은 '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갖고 사는 사람'이란 뜻의 순 우리말로 정치적 색채가 없는 점이 높이 평가돼 왔다. 정부는 올해부터 이를 공식용어로 사용하고 관계법령 개정시 법률용어인 '북한이탈주민'을 '새터민'으로 변경하는 방안 검토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작년 9월부터 '탈북자' 용어를 친근하게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 '새터민'은 지난해 말 전국 성인남녀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53%를 기록, 최종 후보에 함께 오른 '이향민'을 14.3% 포인트 차로 눌렀다. 최 박사는 국어사전 등재 시기에 대해 "통일부의 국어사전 등재 요청이 있었으며 협조공문 발송 등 공식 요청을 해오면 국어연구원에서 논의를 할 방침"이라며 전자사전의 경우 빠르면 상반기에 등재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종이사전 등재와 관련, 그는 표준국어대사전(국어연구원) 개정판이 2007년, 한글문화연구회의 갈레말 전자국어사전이 2006년에 발행될 계획인 만큼 시간이 필요할것이며 사전출판 기관들도 등재 문제를 자연스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새터민의 로마자식 표기는 'SAETEOMIN'으로 할 방침이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남한에서의 월북자를 '의거 입북자'로 표기하면서 이를 "남조선의 반동적 통치나 사회제도에 반대해 의롭게 거사해 공화국 북반부로 들어오거나 들어가는 것"으로 설명하고 '의거 입북한 청년'을 용례로 들고 있다. 한편 익명의 한 연구소 관계자는 '새터민'에 대해 "탈북자 용어를 바꾸는 것에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며 "이에 앞서 용어 자체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탈북자들의 자세나,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선행되야 한다"면서 "정부의이런 점에 대한 대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90년 귀순한 이모씨는 "`새터민'이라는 용어가 참 좋다"면서 "그러나 명칭이 바뀐다고 해서 탈북자들의 명예가 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닌 만큼 정부가 용어 대체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추가 대책을 내놓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에 온 지 15년이나 됐는데 여전히 '새터민'으로 불리는 것은 문제"라면서 "귀순이나 탈북 후 10년이 지나면 '이북 5도민'으로 불리는 등 일반 국민 대우를 해주는 것이 어떤가"라는 제안도 내놓았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