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 내주까지 이어질 두 차례에 걸친미국 의회 의원단의 평양 방문 계획이 국제사회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물론 이들은 미 행정부의 대표가 아니라, 의회의 일원으로서 방북하는 것이기는하지만 북핵 6자회담이 처한 상황을 감안할 때 그 의미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6자회담은 지난 해 6월 제3차 회담이후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반년 넘게공전되고 있고, 그에 따라 지금은 6자회담의 모멘텀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향방을 지켜본 뒤 4차 회담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누차 밝혀온 만큼, 오는 20일 부시 대통령이 44대 대통령에 취임하고 2월 2일 국정연설을 한 이후에나 가부간에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과 나머지 관련국 정부간의 대화가 장기간 공백 상태에 빠져 있는상황이어서 이번 미 의회 의원단의 잇단 방북은 몇 가지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우선 정부간의 직접적인 채널이 막힌 만큼, 의원외교라는 우회로를 통해 북-미양국이 서로 상대방의 의중을 보다 정확히 탐색해 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미 정부의 대표가 아닌 만큼, 평양에서 북핵 문제를 놓고 북한 당국과 `협상'을 할 수는 없겠지만, 북한이 6자회담이라는 다자협상 틀을 통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포기 의사를 가지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이 이번에 두 차례씩이나 미 의원단을 받아들이는 데는 부시 2기 정부가 과연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를 보장하는 전제위에서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풀 의사가 있는 지에 대한 부시 2기 정부의 의중과 함께, 미 의회내 대북 기류를 탐색하고자 하는 의도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