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일본의 새해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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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문들은 신년 특집기사에서 전후 60주년을 맞아 일본이 아시아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공영방송 NHK는 25년만에 다시 실크로드를 현장 취재한 대작 다큐멘터리 '신 실크로드'를 지난 1일부터 내보내고 있다.
2천년 전부터 아시아인들이 교류했던 역사를 짚어보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아시아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일본과 아시아 각국간 경제협력은 최근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자유무역협정(FTA)협상에서도 일본정부는 동아시아 국가와 체결을 최우선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FTA를 2005년 말까지 체결키로 기본 합의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년특집 '2005년 10대 뉴스'에서 중국이 일본의 최대 무역파트너가 된다는 사실을 6위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 외교적으로 일본과 주변 아시아 국가들과의 긴장감은 오히려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 보수층을 대표하는 요미우리신문은 새해 첫날 1면 톱기사로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계획에서 12광구에 걸쳐 일본측 영해를 침범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대서특필했다.
양국간 영해 문제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는 해설도 곁들였다.
현재 일본은 쿠릴열도와 북방 4개섬을 놓고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또 납치사건 문제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까지 검토중이다.
일본 정부나 언론은 새해 들어 경제대국에 맞는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분위기를 조성중이다.
그러나 일본이 유엔 상임이사국이 되고 아시아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려면 먼저 과거사에 대한 매듭을 풀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게 순서일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지난해 1월1일 단행했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일단 보류키로 결정했다.
수마트라 지진 피해 대책을 논의하는 6일 정상회담에 총리가 직접 참석하고,5억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지원금을 선뜻 내놓은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일본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