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가 우리 통신업체들이 진출할 만한 유망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은 수요 정체로 고심하고 있는 통신업체들에는 새로운 승부처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들 국가를 순방하는 등 정부의 간접 지원도 힘이 되고 있다. KT의 글로벌 전략은 BRICs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 BRICs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과는 달리 KT는 10년 전부터 러시아 인도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BRICs 4개국과 한국을 잇는 아시아 제1의 글로벌 통신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지 통신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KT는 지난 97년 12월 유·무선 종합 통신사업자인 러시아 뉴텔레폰컴퍼니(NTC)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NTC는 연해주지역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꼴찌였고 해마다 3백만달러 안팎의 적자를 내는 등 도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나 KT가 인수한 후 완전히 달라져 지금은 연해주 1위 이동통신 사업자로 자리를 굳혔다.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강력한 구조조정에 힘입어 2001년에 64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7천6백만달러와 순이익 2천7백만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KT는 MTS 메가폰 등 러시아 1,3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연해주와 극동지역으로 진출하는 데 맞서 NTC의 사업지역을 연해주에서 극동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극동지역 사업면허를 따면 NTC는 6개 주,1개 공화국,3개 자치구를 포함해 우리나라 면적의 60배나 되는 지역에서 인구 7백70만명을 대상으로 통신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중국에서는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96년 중국 제2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손잡고 안후이성에서 GSM(유럽식) 이동통신망 구축에 나섰다가 중국 정부의 제재로 4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으나 2003년 3월 중국법인 KTCC를 설립하고 중국시장을 다시 공략하고 있다. KT는 현재 초고속인터넷망 운용지원 시스템이나 통화연결음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등 컨설팅 및 솔루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응답전화(ARS)나 휴대폰을 이용한 콘텐츠 소액결제 서비스와 '비즈메카' 모델을 활용한 응용소프트웨어임대(ASP)사업,온라인게임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인구 10억명의 거대시장 인도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지난해 2월 인도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인 BSNL과 초고속인터넷 공동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3월 말 뉴델리에 사무소를 냈다. 또 지난해 3월 뉴델리에서 열린 '제12회 컨버전스 인디아 2004' 전시회에 참가,앞선 초고속인터넷 기술을 시연하는 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KT 관계자는 "BRICs는 물론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은 향후 성장 전망이 매우 밝은 지역"이라며 "초고속인터넷은 물론 망 구축 솔루션 등 다양한 IT비즈 상품을 내세워 글로벌 통신사업자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