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피해 지역에 대한 세계 각국의 구호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구호품 전달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생존자들 중에서는 의약품과 식량,의복 부족으로 병을 앓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AP통신은 31일 "지진 진앙지에 근접해 피해가 집중된 인도네시아 아체주(州) 인근 해안 지역에서는 수천명이 거주하던 섬이 아예 사라지거나 육지가 섬이 된 경우도 있다"며 "이처럼 외딴 지역에서는 사망자 파악이나 구호 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스리랑카의 타밀 반군이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1만4천명이 숨졌다고 밝혔다"며 "이번 지진?해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3만5천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스탄차트 데바하스틴 캐나다 주재 태국 대사는 법의학 전문가와 사망자 시신을 담을 비닐 봉투 및 냉동고 등을 지원해 줄 것을 캐나다 정부에 호소했다. 이 같은 요청은 쓰나미로 숨진 희생자의 시신이 부패해 신원 확인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현재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구호 요원이 아니라 물자와 재정 지원"이라고 말했다. ○…쓰나미로 인해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만 4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레이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인 루스디 하르조가 밝혔다. 하르조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망자 수 추정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아체주의 메울라보,풀라우 시메울루에,타팍 투안 같은 지역을 항공기로 살펴본 결과 생존자가 있다는 징후를 전혀 발견하지 못한 뒤 나왔다"며 "수마트라 서해안에 있는 몇 개의 섬은 흔적없이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국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등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에 긴급 복구 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채무상환을 유예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MF 관계자는 "특히 올해 15억달러를 상환해야 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채무상환 재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클럽도 오는 1월12일 파리에서 모임을 갖고 지진 피해국의 부채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국에 대한 외채 삭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G8(선진 7개국+러시아)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전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기부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르델라세라는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통신업자들이 마련한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1천5백만달러가 넘는 기금을 조성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인 새해맞이 축제에서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기부 행사에 최대 1백만명(통화당 2.65유로)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싱가포르 프랑스 포르투갈 등에서도 이동통신사들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활용,쓰나미 피해자 돕기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