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시아 남부지역을 강타한 지진과 지진해일의 여파로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이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이번 지진과 지진 해일로 인해 이 지역의 관광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훼손된 데다 9.11테러의 여파로 위축됐던 관광산업이 회복기를 보이는 시점에 발생, 이지역 관광산업이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이번 재해로 인한 피해규모는 발표되지 않고 있어 세계은행과 국제 구호기관들이 추산하고 있는 필요 구호자금 규모를 통해 어림잡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1998년 중미지역을 강타해 1만여명의 사망자와 100억원 이상의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킨 허리케인 미치 때와 비슷한 수준인 50억달러 정도의 구호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엔도 이번 강진과 지진 해일 피해가 "사상 최대규모"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구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국제 구호기관들 역시 피해지역이 너무 방대해 피해규모를 측정하기 힘들 정도이며 여기에 전염병과 같은 심각한 2차 피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까지 더해진다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피해지역에 산업시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순수 경제적인 피해규모는 인명피해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지만 인명과 각종 인프라의 손실 등을감안할 때 이 지역 경제가 이번 재해로 받을 타격이 매우 심각하고 그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나 지진 해일을 타고 스리랑카와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몰디브, 싱가포르 등지로 피해가 확대된 이번 재해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산업분야는 관광산업이다. 관광산업이 피해국가들의 주요산업 가운데 하나이며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BBC 방송인 인용한 세계여행산업회의(WTTC)의 자료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지역의 관광산업에 1천900여만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몰디브의 경우는 전체 고용인원의 3분의 2가 관광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재해가 관광성수기에 발생, 관광수입이 급감할 수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도 관광 인프라의 손실과 관광지로서 이미지 손실 등으로 인해 눈에보이지 않은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지역 관광산업이 9.11 테러로 인한 위축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시점에서이번 재해가 발생, 이 지역 관광업계가 받을 심리적 충격도 상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재해에 따른 여행 수요 감소가 역내 통화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광산업은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6%, 싱가포르 GDP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몰디브의 경우는 전체 외화수입의 절반 이상을 관광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