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ㆍ서남아 대지진ㆍ대해일] 관광산업 '치명타'‥ 동남아 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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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지진 여파로 동남아시아의 관광산업이 좌초위기에 몰렸다. 공항 항구 호텔 리조트 등 인프라의 파괴가 심각해 동남아 전체의 경제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지역의 관광산업 위기는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항공업계에도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 27일 동남아 증시의 연말랠리가 전반적으로 꺾이고 이 지역 통화가치 역시 약세를 보인 것도 이런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 관광산업 좌초위기=연말·연초 연휴시즌에 터진 사상 최악의 지진은 동남아 관광산업에 치명타가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태국 스리랑카 인도 인도네시아 몰디브의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에는 연 1천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 80억달러를 쓰고 간다. 이는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6%에 해당하는 수치다. 관광산업은 스리랑카와 인도에서도 네번째로 큰 외화 획득원이고 몰디브에서는 최대 산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강진에 따른 인프라 파괴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관광산업이 장기간 위축될 경우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WSJ는 동남아 관광산업이 9·11 미국 테러,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조류 독감 등에 따른 최근 몇년 간의 부진에서 회복하려는 단계에서 지진이 발생,충격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는 "인프라가 망가졌을 경우 심각한 수출입 차질이 예상된다"며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태국(5.7%) 인도네시아(5.3%) 등 동남아 국가의 내년 성장률이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관광산업 타격이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성장률의 하향전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지역은 물론 전세계 항공산업 역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태국 호텔협회 차닌 도나와닉 회장은 "호텔업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엄청난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태국 증시 주가가 2% 가까이 하락한 것을 비롯해 아시아 증시의 연말랠리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꺼졌고,이 지역 통화가치 강세가 주춤해진 것도 이런 우려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복구비 수십억달러 달할 듯=이번 지진에 따른 복구비용은 수십억달러에 달하고 복구기간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의 대변인인 대미앙 밀 버튼은 "아직 구체적인 복구비용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98년 미국 중부 허리케인 때의 53억달러에 맞먹는 액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발빠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미국은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모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유엔도 피해추산 및 재해복구 지원팀을 관련국가에 급파했다. 유럽연합(EU)이 일단 4백만달러(42억원)를 긴급구조 자금으로 책정한 것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도 지진복구 지원에 나섰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