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4일 3차 `4인 대표회담'을 갖고국가보안법 개.폐와 신문관계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절충을 계속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시간보다 늦은 오후 3시 국회귀빈식당에서 만나 협상에 들어갔다. 여야 지도부는 2차 회담에서 국보법의 인권침해적 요소제거, 남북관계 진전 고려, 안보공백 및 국민적 불안해소 등 큰 틀의 방향에 대한 `접점'을 찾은 것을 의식한 탓인지, 전날 회담시작 전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은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지난 1, 2차 회담에서 늦게 도착했던 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이날은 회담시작5분전부터 회담장에 나타났다. 김 원내대표는 "빚진 것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3시 정각 회담장에 들어선 이 의장이 "우리가 늦게 왔네요"라며 인사말을 건넸고 박 대표는 "우리가 지난번에는 늦었다"며 부드럽게 응수했다. 천 원내대표는 "바로 (회담에) 들어갑시다"라며 곧바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고, 이 의장은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라며 기자들을 향해 크리스마스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은 늦게 시작했으니 축약해서 하자"고 재촉했고, 김원내대표는 "데드라인(조간신문 마감시간)이 있으니 오후 5시까지는 끝내자"며 맞장구를 쳤다. 박 대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전날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회동에서국가보안법 등 4대입법 등을 의식해 "차근차근 풀어 나가자"고 언급한 데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대통령이 경제에) 올인한다고 한다면 야당도 최대한 합리적으로 처리가 되도록 해 모든 국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날 회담은 낮 12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열린우리당 측이 국보법 대야 협상전략 등과 관련,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를 여는 바람에 오후 3시로 연기됐다. 여야는 오후 4시40분까지 1시간 40분 동안 국보법 개.폐와 신문관계법 처리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으나 뚜렷한 성과물을 내는데는 실패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발표할 것이 없다는 것이 발표"라고 말했고, 천 원내대표도 "양측의 입장만 교환했다. 오늘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국보법의 처리방식 등을 놓고 `긴밀한' 대화가 오갔으나 폐지를 주장하는 여당과, 개정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시각차만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문구조율 등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원내대표는 "전체적으로 거리가 멀다"면서 "한나라당은 약간 개정하겠다는 것이고, 우리는 폐지와 동시에 형법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형식도 그렇고 내용도(한나라당안은) 우리안 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체입법이나 크로스보팅(자유투표)과 관련, "(회담과정에서)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며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향후 회담전망과 관련, 천 원내대표는 "비관하고 싶지 않지만 낙관적인 전망도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천 원내대표는 "진전없는 4인회담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원래 취지에 맞게 큰틀의 정치적, 정책적 타결을 추구하겠다"면서 "아직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양당 최고책임자가 정치, 정책적 현안에 아무성과도 못거둔다면 (한국 정치는) 희망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원내대표는 특히 국보법 대체입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론에서고려되고 있다고 보도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원내대표는 4차 회담전망을 묻는 질문에 "내일(25일)은 과거사법은 물론 4인회담으로 넘어온 것, 아직 안다룬 것, 사학법과 `뉴딜' 3법, 예결위 상임위화 등 필요한 것은 다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tjdan@yna.co.kr jamin74@yna.co.kr (서울=연합뉴스) 류성무 정윤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