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을 집중적이고도 무차별적으로 공략하는 '몰빵 출점'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한 '구(區)'나 '시(市)'단위가 아니라 3∼4km 내의 특정 상권에 최고 20개의 동일 브랜드 점포를 포진시켜 경쟁 브랜드가 발도 못붙이게 하는 일종의 독식(dominant)전략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상권에 여러 개의 동일 점포가 있을 경우 제식구 잡아먹기식의 역효과가 나타나지만 요즘은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가 강해지는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의 편의점 훼미리마트.훼미리마트는 4km 남짓한 테헤란로에 무려 20개나 무더기로 출점,이 지역을 휩쓸다시피하고 있다. 전후좌우로 50m만 걸으면 훼미리마트가 눈에 띌 정도로 훼미리마트 일색이다. 이 지역에선 또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무려 11개나 오픈,주변 비즈니스맨들 사이엔 '커피=스타벅스'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올해 1백개의 점포를 돌파한 스타벅스는 2001년부터 작년까지 9개 점포를 열었는데 올해도 이에 만족하지 않고 2곳을 추가로 오픈했다. 스타벅스는 세계 최대규모의 점포로 기록된 명동점 근처에도 4개 점포를 내 명동일대를 지배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중 최다 점포 수인 50점을 운영 중인 아웃백스테이크는 을지로입구와 명동 일대에서 10분 거리 내에 5개의 점포를 배치,유동인구를 흡입하고 있다. LG25는 여의도를 점령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천8백여개의 점포를 가진 LG25는 여의도에서 올 들어서만 3개의 점포를 새로 내 여의도 점포수를 13개로 늘렸다. 이같은 출점에 대한 우려와 달리 업체들은 매출이 더 늘어난다며 이상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LG25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의 점포당 1일 매출은 다른 지역 점포보다 최고 70%가 많은 3백만원에 이른다"며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미넌트 출점방식은 미국와 일본에서 등장한 선진기법"이라며 "일본 세븐일레븐과 스타벅스가 이같은 전략으로 경쟁업체들을 누른 기록이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양재선 팀장은 "점포를 늘려 유동 인구를 높이고 상권을 더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공급이 수요를 만드는 공격적 전략"이라고 말했다. 자사 점포간 경쟁이 매출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웃백스테이크 관계자는 "불과 한 건물 건너 위치한 명동의 메트로점과 명동점의 경우 점주들이 서비스 경쟁을 벌이는 등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훼미리마트와 LG25,스타벅스,아웃백스테이크는 앞으로도 이들 지역에 더 출점할 계획이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