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파이낸스는 유령 기업인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유코스의 핵심 자회사 유간스크네프테가즈의 경매에서 93억5천만달러를 제시,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바이칼 파이낸스그룹의 정체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정체 불명의 업체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세계 최대 석유 생산 업체 중 하나인 유간스크의 소유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유간스크는 현재 러시아 석유 매장량의 17%를 차지하고,하루 산유량만 1백40만배럴에 달하는 유코스의 알짜 기업이다. 바이칼은 러시아 북서부에 위치한 트베리시에 등록된 기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바이칼의 주소지에는 24시간 편의점이 위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는 바이칼이 국영 석유회사 가즈프롬이 세운 유령회사로, 결국엔 유간스크가 가즈프롬에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가즈프롬을 통해 유코스를 사실상 국영화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의도가 개입됐다는 것이다. 특히 인테르 팍스통신은 바이칼이 가즈프롬 지사 중 한곳과 같은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가즈프롬은 바이칼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유간스크의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던 가즈프롬이 경매 현장에까지 나왔으면서도 입찰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이칼의 낙찰을 도와줬다는 점에서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분석가는 "바이칼이 가즈프롬의 또 다른 회사일 수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가즈프롬이 법적 위험에 대비,직접 유간스크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가즈프롬은 유코스가 미 법원에 파산 신청을 낸 후 미 법원으로부터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인수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칼은 법적 절차에 따라 14일 이내에 낙찰 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를 납부하지 못할 경우 다시 공매가 진행되며,납부할 경우에는 자금원 추적을 통해 정체가 좀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