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는 과연 종합주가지수가 1,000 고지에오를 수 있을까.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경기 침체가 내년 하반기엔 바닥을 치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 속에 증시가 5년만에 네 자리 지수대에 진입할 수 있을 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종합주가지수는 1990년 이후 줄곧 500∼1,000 박스권을 맴돌았으며 2000년 1월4일 1,059.04가 마지막 네 자리 지수였다. ◆ 내년 하반기 1,000P 넘는다 네 자릿수 지수에 대한 긍정론은 내년에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급여건과 기업들의 실적 호전 등을 근거로 삼고 있다. 우선 올해보다는 못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내년에도 견조한 흐름을이어가고,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수익 자산 선호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와 퇴직 연금제 도입 등으로 신규 투자여력이 생기는 것도 시장 수급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한층 강화된 기업 경쟁력 역시 우호적 수급과 맞물려 저평가된 한국 증시의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내년에 경기 모멘텀이 다소 둔화하지만 주가는 견조하게 상승하는해가 될 것이며 양호한 수급 여건과 기업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종합주가지수가 1,200 포인트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한화증권도 올해가 성장 모멘텀의 둔화기였다면 내년은 강화기가 될 것이라면서하반기 중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1,146 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 모멘텀이 지난 2.4분기∼3.4분기를 바닥으로 상승 국면에진입, 내년 2.4분기 이후 내수 중심의 경기 전환이 진행되면 지난 8월 시작된 주가상승세가 한 단계 '레벨 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굿모닝신한증권은 내년엔 신규상장 물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풍부한 증시 주변 자금이 시장의 에너지를 키우면서 번번이 1,000선 앞에서 주저앉은 한풀이를 할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LG투자증권도 상반기 경제 환경이 악화되지만, 하반기에는 소비 여건 개선 기대와 저금리 고배당 환경이 조성돼 1,030선까지는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거시지표상 한국 경제가 고전하겠지만 증시는 채권과 수익률 격차확대, 연기금 투자 확대 등에 따른 수급 개선, 저평가 매력 부각으로 최고 1,02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의 가치가 개선됐고, 세계 경기는 물론현재 최악인 국내 경기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장 우호적인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또 "저금리 시대 지속으로 주식 시장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면서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따라서 증시는 그동안의 박스권에서 벗어나 상승 추세를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 비관적 전망도 만만치않아 반면 사상 4번째 1,000포인트 달성에 비관적인 시각의 근거는 한국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몇 년 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미국과 중국의 긴축 정책으로고용 및 소비 회복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의 `약 달러' 정책으로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내수 회복 중심의 경기회복 시기 역시 당초 예상보다 늦어져 증시를 이끌어갈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도 신중론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불투명한 경제 여건 속에서 시장을 지탱해온 풍부한 유동성도 장기간 지속하기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의 긴축이 진행되면서 기업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이에 따라해외로부터 추가 유동성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5월 이후 최근까지 25조원 가까이 누적 순매수를 기록 중인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 기관의 여력만으로 매물을 소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정 하에 삼성증권은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 등 다소간의 수급구조 개선만으로는 1,000선을 돌파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교보증권도 국내 증시의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과 함께, 가계 부채가 소비를 호전시킬만큼 개선돼야 하지만 내년에는 해결이 어렵다는 견해다. 따라서 증시는 상반기 둔화하다가, 하반기에 접어들면 기업의 수익 모멘텀 개선추세와 동행해 차츰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1,000포인트 도달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와 동반하고 있는 달러 가치 하락도 기업들의수익구조를 악화시켜, 외국인의 보수적 태도를 지속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임송학 이사는 "상반기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심각한 내수 부진 속에 수출 마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이사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유동성 개선속에 상승세를 보였던 시장이 후퇴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내년 하반기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다해도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