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돈이 된다'고 판단,대규모 체육시설 유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나 지자체간 과열 경쟁과 후보지탈락에 따른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후유증이 적지 않다. 1천6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세계 200여개국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상품성'때문에 지난 4년간 태권도 공원 유치에 '올인'했던 충북 진천군은 한 때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기대감이 고조됐으나 최근 후보지에서 탈락하면서 군과군민들이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이 지나치게 태권도 공원 유치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군정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태권도 공원 유치를 주도해온 김경회 군수의 리더십도 상처를 받고 있다. 군은 '사전 내정설', '정치논리 개입 가능성'을 들어 반발하고 있으며 '태권도군수'로 불리었던 김경회 군수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권력과 돈에서 졌다"며 문화관광부의 결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김종률(열린우리당.진천.괴산.음성.증평) 국회의원과 도의회도 잇따라 성명을내고 "입지적으로 최적지였던 진천이 탈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지 선정기준이 무엇인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장주식(한나라.진천1) 도의원은 20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후보지를 단일화시키고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약속한 타 시.도와는 달리 도는 보은과 진천이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을 방관했으며 이런 도의 소극적 자세가 태권도 공원 유치를 무산시켰다"고 도의 조정력 부재를 비판, 불똥이 도까지 튀고 있다. 국가대표선수 제2선수촌 유치를 놓고는 인접한 진천과 음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갈등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3천552억원을 들여 160만㎡에 태릉선수촌에 없는 17개 훈련시설을 건립하고 2015년까지는 태릉선수촌을 옮기겠다는 계획이어서 제2선수촌만 유치한다면 파급효과는 물론 대규모 관광객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보고 있는 양 군은 최근 최종 후보지로 압축되자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다. 태권도 공원 유치가 무산된 진천군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제2선수촌유치에 배수진을 치고 있으며 음성군은 지난 18일 군과 지역 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유치추진위를 구성, 입지적 우수성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김종률 국회의원은 20일 진천.음성군수와 이원종 지사, 지방의원들이 참여, '선의의 경쟁과 깨끗한 승복'을 결의하는 행사를 열기로 하는 등 과열 경쟁 차단에 나섰으나 진천의 김 군수가 입원을 이유로 불참하고 음성유치위는 음성의 입지적 우수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행사가 무산되는 등 양 군간 신경전은 오히려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2선수촌 유치 경쟁으로 인해 자칫 1997년 진천.음성 광역 쓰레기매립장 침출수 유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빚었던 양 군간 대립이 재연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