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한승주 대사 후임으로 새 주미한국대사에 내정됐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부시행정부 제2기 출범을 앞두고 한·미간 외교현안이 적지 않은 가운데 주미대사 교체란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한·미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북핵문제를 슬기롭게 풀기 위한 의도라는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이는 신임 대사가 해결할 과제가 그만큼 중차대하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한·미관계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50년간 한·미동맹 관계라는 기준에서 보면 미국사회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것이 미국내 이른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생각일 뿐이라고 단정지을 수만도 없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정부가 말하는대로 새로운 한·미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진통일 수도 있겠지만 유의할 것은 그 과정에서 오해가 쌓여 양국 동맹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초래돼선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현시점에서 양국간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긴요하고,이것이 신임 주미대사의 가장 큰 임무가 아닌가 싶다. 한반도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히는 북핵문제도 이런 한·미간 신뢰를 바탕으로 접근해 나가야 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한·미 양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북한 문제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도 신임 주미대사는 이런 시각차를 좁히는데 특히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경제적 현안도 빼놓을 수 없다.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한 대응은 물론이고, 지지부진한 양국간 투자협정(BIT) 타결 문제,보다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작 등 하나같이 쉽지 않은 것들 뿐이다. 다양한 경력의 홍 대사 내정자에 대해 기대가 큰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