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은행주를 대거 매도하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은행주를 내년 유망종목으로 꼽고 있는 등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매매패턴이다. 이에 따라 은행주 주가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외국인들이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는 데다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1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지난 16일까지 은행업종에 대해 모두 1천3백39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17일에는 코오롱그룹이 재무구조 개선를 위해 내놓은 하나은행 주식을 외국인들이 사들여 순매수를 보였지만,이를 제외하면 순매도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대표주인 국민은행에 대해 외국인들은 지난 8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곤 연일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이 모두 1백55만주를 순매도해 주가는 전일보다 2.2% 하락한 3만7천8백원으로 마감됐다. 차기 리딩뱅크 후보로 꼽히는 신한지주도 지난달 17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는 4일에 그칠 정도로 '팔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5백4만주에 달하고 있다. 이날 주가는 1.16% 오른 2만1천7백50원으로 이달 초 수준을 겨우 회복했다. 이달 초까지 외국인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대구은행도 최근엔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기업은행도 외국인 매도가 우세한 상태다. 외국인들은 우리금융 등 최근들어 낙폭이 컸던 일부 은행주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소폭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의 은행주 외면에 대해 UBS증권 안승원 전무는 "외국인들이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로 갈아타고 있는 데다 일부 투자자들은 LG카드 등의 여파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상무는 "일부 외국인들 사이에는 일단 시세차익을 실현하고 보자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인 의견이 여전히 우세하다. 안승원 전무는 "은행들의 내년 실적이 좋은 만큼 저가에 매수할 타이밍을 노리는 외국인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윤용철 상무도 "외국인들 가운데는 은행주가 저평가돼있다고 보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며 "LG카드 문제도 해결국면에 있는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외 증권사들 역시 은행주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등 긍적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국내 증권사는 물론 UBS증권 JP모건 CSFB증권 도이치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은행들이 내년에 큰 폭의 실적호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