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상품의 껍데기를 만드는 실속있는 알짜회사들.' 포장지와 용기(容器) 제조업체들인 율촌화학 동서 태평양산업 등이 우량기업으로 재평가받으며 지난달이후 동반강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거래소시장에서 태평양에 화장품용기를 공급하는 태평양산업은 2.45% 상승한 1만2천5백50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는 11월초 이후 한달 보름여동안 '소문없이' 19.5% 오르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에 새우깡 신라면 등의 포장지를 납품하는 율촌화학은 이날 장중 9천9백70원(액면가 5백원)까지 오르면서 52주(1년)신고가를 경신했다. 장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종가는 보합세인 9천5백원으로 마감됐지만,11월이후에만 26.1% 뛰었다. 특히 외국인들이 지난달 29일 이후 이날까지 14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코스닥기업인 동서도 마찬가지다. 1회용 커피믹스 포장지를 자회사인 동서식품에 납품하는 이 회사는 이날은 1만2천3백50원(액면가 5백원)으로 0.40% 떨어졌지만 11월이후 16.5% 상승한 상태다. 이들 기업은 해당업종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우량 내수업체의 대표상품에 꼭 필요한 용기와 포장재 등 이른바 '껍데기'를 만들어 납품하는 관계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태평양 농심 동서식품 등 우량내수업체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성장성을 함께 향유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도 이들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호연 동부증권 연구원은 "율촌화학은 지난 9월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배로 농심(1.8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이 완료된 친환경 컵라면 용기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실제 생산될 전망이어서 향후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것도 수급에 호재가 되고 있다. 김동현 동원증권 연구원은 "동서는 지난 3분기말 현재 순현금상태를 유지하는 등 재무구조가 좋은데다 향후 3년간 매출과 이익증가율이 평균 16%와 6.6%로 예상되는 등 성장성도 높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작년까지 3년간 평균 19%씩 늘어났던 배당금도 올해 역시 전년(5백원)보다 10% 늘어난 5백50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평양산업은 자산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작년 신갈공장을 매각한 이 회사는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 모두 1천5백억원 상당의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는 반면 6월말기준 PBR는 0.57배에 머물러 추가 상승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